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이 수주절벽 앞에서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수주량이 전무할 것이 확실시되는데 수주난을 이겨내기 위해 수억 달러에 불과한 소규모 선박 수주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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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국내 조선사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 해양투자박람회에 참석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영업과 기술직 임원들 수명이 박람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의 인도 박람회 참가는 박대영 사장의 수주 고민이 그대로 묻어난다. 그만큼 삼성중공업의 수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박대영 사장은 16일 삼성-협력사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수주 전망을 묻는 질문에 “어렵겠지만 악을 쓰고 열심히 하겠다”며 “수주를 100억 달러 이상 하겠다고 목표로 세웠지만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박람회 참석을 계기로 인도 국영가스공사 게일이 발주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건조 프로젝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게일은 2017년부터 20년 동안 미국산 LNG를 인도로 운송하기 위해 척당 2억 달러 규모의 LNG 운반선 9척을 발주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게일은 9척 가운데 3척을 인도 현지조선소에서 건조하고 품질과 납기까지 보장해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이 해양 프로젝트에 비해 규모가 작은 선박 수주에 공을 들일 정도로 최근 수주 가뭄은 심각하다.
삼성중공업은 1월과 2월에 이어 3월에도 수주 실적이 전무할 것으로 확실시된다. 전 세계 조선업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1~2월 글로벌 선박 발주량은 104만CGT(33척)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나 발주량이 급감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수주공백이 장기화하면서 2월말 기준 글로벌 조선업체 수주잔량 순위에서도 4위에 그쳐 일본 이마바리조선그룹에 밀리기도 했다.
삼성중공업이 올해 수주할 것으로 기대한 해양플랜트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점도 삼성중공업이 수주에서 고전하는 원인이다.
호주 최대의 석유개발기업인 우드사이드는 가스가격 하락에 따른 경제성 악화로 브라우즈 가스전 개발사업에 대한 추가적 개발절차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프랑스 해양플랜트 설계기업인 테크닙과 함께 브라우즈 가스전 프로젝트에서 47억 달러 규모의 LNG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3척의 하부선체 건조공사를 수주했다.
하지만 우드사이드가 공사 중단을 발표하면서 삼성중공업의 LNG FPSO 3척 건조사업도 무기한 연기됐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해양플랜트 75억 달러를 비롯해 수주를 125억 달러 하겠다고 계획을 세웠는데 목표치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