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업계에서 나오는 말을 종합하면 16일 2021~2022 V리그 여자부의 개막전을 앞두고 금융권의 마케팅효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4강 신화 멤버들의 인기가 V리그의 흥행까지 이어질 것으로 관측돼 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들은 큰 홍보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 V리그 여자배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IBK기업은행, 흥국생명, 페퍼저축은행 등 3곳이다.
특히 IBK기업은행알토스는 ‘잘생쁨(잘생김+이쁨)’의 아이콘으로 많은 인기 얻고 있는 김희진 선수와 심수지, 표승주 선수까지 3명의 도쿄 올림픽 멤버가 속해 있어 팬들에게 가장 많은 주목을 받는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은행은 20만 원, 12만 원, 8만 원 등 다양한 시즌권을 선수들의 친필사인 유니폼 등을 포함해 한정판매했는데 10분도 안 돼 매진되며 인기를 실감했다.
기업은행은 IBK기업은행알토스의 V-리그 성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자유적립식상품을 출시하는 등 배구단과 연계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또는 기업이 거래하는 은행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개인고객들에게는 아직 접근성이 시중은행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수익성을 높이려면 개인고객 확보는 필수적이다. 개인고객에게서 수시입출금과 같은 저원가성 수신을 늘리면 조달비용이 감소해 낮은 비용으로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중소기업대출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소매금융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며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관련 영업에 특화한 국책은행이지만 자금조달 등을 위해 개인고객 유치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종원 행장도 8월 “기업은행의 개인고객 수가 2020년 1600만 명에 이르렀는데 한 인터넷은행은 설립 4년 만에 이를 넘어섰다”며 “뉴노멀시대에 고객 개개인의 변화된 요구에 맞춘 서비스와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등 은행 스스로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의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하기 위해 2020년 말 마케팅 전문가이자 현대카드 출신인 조민정 본부장을 영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기업은행의 브랜드 디자인 통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국책은행이면서 시중은행과 경쟁하고 있는 기업은행만의 상황에 맞춰 브랜드 재정비를 가속화하고 있다.
스포츠마케팅은 개인고객을 상대로 한 홍보에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고객이 어떤 스포츠를 즐기는 가운데 스폰서 기업의 이름을 보게 되면 그 기업의 메시지를 더 잘 받아들이게 되고 기업 이미지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KB국민은행이 김연아, 손연재, 윤성빈 선수 등 스포츠스타를 후원해 마케팅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이 대표적 사례다.
게다가 여자프로배구 구단 운영은 프로야구 등 다른 구단을 운영하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2019~2020시즌 여자구단의 1년 운영비는 구단 평균 55억 인 것으로 추산됐다. 프로야구구단은 1년 운영비가 구단별 300억~400억 원, 프로축구는 200억~300억 원이 드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비용부담이 적다.
반면 TV 시청률은 오히려 여자배구가 더 높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평균 시청률은 1.23%이었다. 2020년 프로야구의 평균 시청률은 0.78%였다.
기업은행은 여자배구 외에도 사격선수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들어 여자바둑과 주니어 테니스 등으로 비인기 종목을 위주로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6월 국내 여자바둑 개인전 최대 상금을 주는 ‘IBK기업은행배 여자바둑 마스터스’를 출범했다. 9월에는 한국중고테니스연맹과 협약식을 열고 테니스 주니어 육성에 3년 동안 10억 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