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가 소형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의 전동화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소형SUV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로 사업기회를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 2019년 뉴욕 오토쇼에서 공개된 콘셉트카 하바니로. <기아> |
14일 기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2016년 출시된 소형 SUV 니로의 첫 완전변경모델이 이르면 올해 연말 또는 2022년 초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완전변경된 2세대 니로는 2019년 뉴욕 오토쇼를 통해 공개된 전기차(EV) 콘셉트카 '하바니로'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하바니로는 전기차 크로스오버 콘셉트로 제작돼 완전충전시 최대 300마일(약 482km) 주행이 가능하다. ‘e-4WD’ 시스템을 포함해 편의사양이 적용됐다.
도심 주행에 최적화된 형태로 기존 니로EV의 장점을 계승하면서도 오프로드 주행까지 거뜬히 수행해내는 크로스오버차량(CUV)로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2세대 니로는 전기차와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배터리 주행에 중점을 둔 형태) 3개 모델로 출시된다. 하이브리드를 포함해 전동화모델 중심으로 2세대 니로를 내놓는 것이다.
기아는 올해 초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을 늘릴 계획을 내놓은 만큼 2세대 니로에서도 전동화에 무게를 싣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2월 인베스터데이에서 기아는 전기차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까지 친환경차 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까지만 셀토스 디젤모델을 생산하고 내년부터는 1.6 가솔린 터보모델만 판매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까지 셀토스 전동화 모델(전기차, 하이브리드) 생산은 결정되지 않았지만 2023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년에 전동화 계획의 구체적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가 전동화 전략을 위해 2세대 니로 출시에 맞춰 셀토스의 디젤모델 생산중단부터 시작한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기아는 셀토스와 니로로 현재까지 국내 소형SUV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소형SUV시장 자체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기아는 전동화를 통해 사업기회를 넓힐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통계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국내에서 소형SUV는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12만3980대 팔려 같은 기간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11.72%를 차지했다.
2020년 같은 기간 소형SUV 비중이 14.67%였던 것과 비교하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소형SUV의 판매비중은 2.95%포인트 축소됐다.
더구나 최근 현대자동차의 경형SUV인 캐스퍼의 출시로 소형SUV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국내 자동차시장에서는 같은 가격이면 큰 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캐스퍼가 소형차와 실내공간에서 큰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도 경차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소형SUV 수요의 상당 부분이 경형SUV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캐스퍼가 출시 뒤 인기몰이를 시작한 9월에 국내 완성차 5사는 소형SUV를 7780대 파는데 그쳤다. 2020년 같은 기간보다 66.5% 줄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문제로 9월 국내 자동차 판매량이 전반적 감소세를 보였지만 유독 소형SUV 판매량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반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친환경차 비중은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내부의 친환경차 국내 판매량만 따져봐도 20%를 웃돈다.
현대차와 기아의 판매량 데이터에 따르면 9월 국내에서 판매된 차량 7만9658대 가운데 친환경차는 2만44대로 25.2%를 차지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친환경차 비중은 11.8%였는데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다.
기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등 셀토스 친환경차모델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