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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출범 10년, 몸집 커졌지만 여전히 불안

조은아 기자 euna@businesspost.co.kr 2016-03-28 11: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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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저비용항공사(LCC)가 처음 등장한 2005년 이후 국내 항공시장은 180도 달라졌다.

해외여행 대중화시대가 열렸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양강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그러나 그림자도 존재한다. 안전과 서비스에 대한 지적은 저비용항공사가 처음 생겼던 2005년부터 지금까지도 저비용항공사를 따라다닌다.

◆ 해외여행 대중화 시대 본격 열려

가장 큰 변화는 가격의 변화다.

제주항공은 2월에 김포~제주 편도항공권을 역대 최저 가격인 5900원에 판매했다. 점심값도 안 되는 돈으로 제주도를 갈 수 있는 셈이다.

  저비용항공사 출범 10년, 몸집 커졌지만 여전히 불안  
▲ 제주항공 항공기 모습.
저비용항공사들이 잇달아 설립되면서 항공권 가격이 큰 폭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비싼 항공권 가격 탓에 버스나 기차를 이용했던 소비자들이 이제 비슷하거나 더 저렴한 항공권을 이용해 국내 여행을 한다.

해외여행도 흔해졌다. 지난해 항공여객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도 불구하고 2014년보다 9.8%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인 8940만 명을 기록했다.

국내 항공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위상도 예전같지 않다.

제주항공과 진에어, 에어부산,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국내 5개 저비용항공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지난해 54.4%까지 올라왔다. 2008년 9.7%에 불과했으나 이제 대형항공사를 훌쩍 앞질렀다.

이런 추세는 국제선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중단거리 노선에 속속 취항하는 데 이어 장거리노선도 넘보고 있기 때문이다.

저비용항공사의 국제선 점유율은 2008년 0.03%였으나 지난해 14.2%까지 올랐다.

진에어는 지난해 12월 국내 저비용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장거리 노선인 하와이 노선에 취항했다. 진에어가 장거리 노선에 성공적으로 취항하면서 다른 저비용항공사들도 장거리 노선에 뛰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 안전과 서비스 질 문제는 과제

그러나 안전문제와 서비스 문제는 저비용항공사의 그림자로 꼽힌다.

2005년 이후 저비용항공사에서 인명사고는 한 차례도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순간은 몇 번 있었다.

올해 초 기내압력 조절장치 문제로 급강하한 제주항공과 출입문을 제대로 닫지 않고 비행한 진에어가 대표적이다.

특히 두 사고 모두 기본적 안전수칙을 따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키우고 있다.

2013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2년6개월 동안 국내 항공사에서 생긴 정비불량이나 기체결함에 따른 운항지연과 결항은 모두 917건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3건이 저비용항공사에서 벌어졌다.

  저비용항공사 출범 10년, 몸집 커졌지만 여전히 불안  
▲ 2015년 12월 연말을 맞아 붐비는 인천국제공항.
일각에서 작은 사고들이 벌어지다가 어느 순간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저비용항공사들이 안전문제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비용항공사들이 비용을 줄이는 과정에서 안전문제에 소홀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중요한 안전시스템과 조종사나 정비사 등 핵심 요소에 대한 투자에 소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제주항공은 224명, 티웨이항공은 123명, 이스타항공은 118명의 정비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대한항공은 2500여 명, 아시아나항공은 1350여 명의 정비인력을 갖췄다. 그러나 보유한 항공기 종류와 대수가 다른 만큼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다.

국토교통부는 저비용항공사에서 안전사고가 자주 일어나자 ‘저비용항공사 안전강화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기로 했다.

항공기당 조종사 세트 숫자를 현재의 1대당 5.5~5.9세트에서 6세트로, 정비사 숫자를 현재의 1대당 9~11명에서 12명으로 늘리도록 했다.

또 항공사들이 대체기와 예비부품도 추가로 확보하고, 불시 현장점검과 사내교육을 강화하도록 했다. 국토교통부는 저비용항공사의 안전도를 평가해 공개하고 노선 배분에도 반영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들도 안전 관련 투자를 확대하며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진에어는 지난해 60억 원 규모였던 안전 관련 투자비용을 올해 100억 원 이상으로 늘렸다. 제주항공도 200억 원을 투자해 항공기 예비엔진 2대를 구매하고 하반기 150억 원을 투자해 조종사 모의훈련장치(SIM)를 직접 구매해 운용하기로 했다.

서비스의 질에 대한 지적도 꾸준히 지적된다. 저비용항공사들이 항공권 가격을 낮추는 대신 기존 항공사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에도 과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내식, 좌정지정, 수화물 등이 대표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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