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관계자는 8일 “대출모집인(상담사)을 통한 가계대출을 현재 중단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가계대출 비중이 매우 낮은 만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설립 목적의 특성상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대출비중이 높다.
기업은행의 대출 가운데 80%는 중소기업 대출인데 이는 전체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20% 이상을 차지한다. 중소기업 대출시장에서 IBK기업은행은 압도적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은 가계대출 비중이 50%에 이른다.
윤 행장은 2020년 행장 취임 뒤 중소기업 전문 국책은행으로 기업은행의 정체성을 강화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금융지원을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
기업은행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2020년부터 최대 1%포인트 추가금리 감면이 가능한 ‘해내리 대출’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 해내리 대출의 규모를 1조 원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윤 행장은 9월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최우선에 두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확대에 힘입어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조2143억 원을 며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NH농협금융지주가 순이익 1조2819억 원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5대 금융지주 수준의 실적을 거둔 것이다.
기업은행은 하반기 실적 전망도 밝다.
기업은행이 강점을 지닌 중소기업대출 가운데 기술신용대출의 규모는 급격히 커지고 있다. 기술신용대출은 신용도가 낮고 부동산 담보도 부족한 중소기업을 위해 기술의 시장성이나 사업성 등에 따라 돈을 빌릴 수 있는 제도인데 코로나19를 계기로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술신용대출 규모를 매년 확대해 왔는데 2021년 7월 기준 대출잔액은 90조4천억 원으로 2위인 신한은행보다 2배 이상 많다. 시중은행의 전체 기술신용대출에서 30% 이상을 기업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10월 종료할 예정이었던 코로나19 금융지원 만기를 2022년 3월까지 연장한 점도 긍정적이다.
기업은행의 대출 만기연장 규모는 39조6천억 원, 이자상환 유예 규모는 2조1천억 원으로 은행권에서 가장 많았다. 이 때문에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선제적으로 680억 원의 충당금을 적립해 누적 충당금을 4100억 원까지 높였는데 대출 만기연장으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됐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종료 등에 따른 건전성 악화 가능성 등의 우려가 해소됐다”며 “특히 3분기 기업은행은 2분기에 이어 0.3%포인트 수준의 낮은 대손비용률이 유지돼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낼 수 있다”고 예상했다.
9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된 데 이어 연내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점도 기업은행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적으로 중소기업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은 금리 민감도가 더 높다. 중소기업대출은 연체율이 일반대출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아 리스크가 크다는 점이 반영되기 때문이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중은행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마진이 0.02%포인트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마진이 0.04%포인트 오른다”며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대출수요 증가로 기업은행의 총대출은 2019년 대비 13.3% 증가했는데 이 부분이 앞으로 이뤄질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리프라이싱(다시 가격을 매김)돼 마진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