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2021-10-07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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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활용한 마케팅에 힘을 주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한류 콘텐츠 열풍을 타고 K-푸드의 인기가 날로 치솟는 가운데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인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으려고 한다.
▲ 김정수 삼양식품 총괄사장 겸 ESG위원장.
7일 삼양식품에 따르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쏟아지는 관심을 활용한 마케팅을 준비해 이달 중순쯤부터 세계 여러 국가에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오징어게임과 관련한 마케팅을 이달 안으로 준비해 선보일 예정이다”며 “제품 인지도와 판매량 등을 고려해 아시아권부터 진행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댓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2일 기준 넷플릭스가 서비스되고 있는 83개 국가 전체에서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 1위를 차지했다.
드라마 속에서 삼양라면은 소주 안주로 등장했는데 끓이지 않은 면을 부숴 그대로 소스 분말가루와 섞어먹는 방식을 해외 시청자들은 신선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양식품은 삼양라면 대신 2014년에 내놨던 '부셔불닭(부셔먹는 라면 스낵 불닭)'으로 오징어게임의 인기에 올라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불닭브랜드는 이미 해외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고 있는 브랜드다. 삼양식품에 따르면 전제 수출 제품의 약 85%를 불닭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
김 총괄사장은 오징어게임에 쏟아지는 관심을 '부셔불닭'을 통해 끌어와 해외시장 공략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은 올해 12월 중국 법인인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법인을 설립했고 일본법인도 지난해부터 정식 업무를 시작했다.
불닭볶음면은 이미 세계 85개 국가에 수출되고 있는데 현지법인이 없더라도 총판계약을 통해 유통은 가능하지만빠르게 변하는 유행이나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이벤트나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총판과도 협의를 통해 오징어게임 관련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지만 본사나 현지법인이 직접 마케팅 등을 주도하는 것보다는 진행속도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현지법인이 있으면 마케팅과 트렌드 대응, 현지 맞춤전략 등을 더 수월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식품업계에서는 히트상품이 지속적으로 판매되고 인기 브랜드로 자리 잡기까지는 후속제품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바라본다. 불닭볶음면이 인기를 얻은 이후 삼양식품은 ‘까르보 불닭볶음면’, ‘짜장 불닭볶음면’ 등의 후속작을 내놔 호평을 얻었다.
여기에 해외에서 '부셔불닭'의 인기가 이어진다면 불닭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수 있다.
김 총괄사장은 드라마 '오징어게임'에 등장한 라면땅의 인기를 활용해 해외에서 삼양식품이란 회사의 인지도를 넓히는 데도 공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의 기업 인지도가 올라가면 해외사업을 더욱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은 앞서 1980년 미국에 법인을 세웠지만 오해에서 우지파동과 외환위기 때문에 1998년 철수를 결정했다.
김 총괄사장은 해외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가기 위해서 과거 실패의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현지에서 기업 인지도와 신뢰도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괄사장은 삼양식품 오너인 전인장 전 회장의 아내인데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이화여대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했다. 2001년 삼양식품 영업본부장 전무이사를 맡으며 회사경영에 합류했다. 전 전 회장이 횡령 혐의로 구속수감돼 있어 김 총괄사장이 경영을 대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정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