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보급형 스마트폰 '아이폰SE'가 낮은 가격에도 부품원가는 기존 아이폰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애플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이 새로 도입한 부품 재활용 로봇 '리암'으로 구형 단말기의 부품을 재사용해 수익성을 일부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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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스마트폰 신제품 '아이폰SE'. |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3일 "아이폰SE는 애플의 제품 가운데 가장 수익성이 낮은 제품이 될 것"이라며 "탑재되는 부품의 원가가 생각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포브스는 애플이 아이폰에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만큼 아이폰SE의 판매가 늘어날수록 수익성을 악화해 기업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애플의 아이폰SE는 프리미엄 제품인 아이폰6S와 동일한 고성능 AP(모바일 프로세서)와 2기가 램, 1200만 화소급 고화질 카메라 등을 탑재하고 있다.
아이폰SE 한대의 부품단가는 185.4달러로 추정돼 아이폰6S의 부품단가인 245달러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판매가격은 250달러나 차이가 난다.
아이폰SE는 신흥시장과 중국 등 중저가 스마트폰의 수요가 큰 시장에서 많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입장에서 아이폰SE이 기존 아이폰의 판매량을 잠식당할 경우 전체 수익성이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SE 출시행사에서 공개한 부품 재활용 로봇 '리암'으로 기존 아이폰의 부품을 재사용해 생산단가를 낮춰 수익성 악화를 일부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리암은 애플에서 폐기하는 스마트폰을 분해하고 부품을 자동으로 분류해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애플은 이미 지난달부터 리암을 이용해 부품을 재활용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한대를 분해하는 시간이 11초에 불과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리암을 통해 얻은 일부 부품에서는 은과 구리 등 광물을 채취하지만 현재 판매되는 스마트폰과 호환되는 부품일 경우 이를 재사용할 수 있다.
애플이 아이폰SE의 디자인과 크기를 아이폰5S와 완전히 같게 만든 것도 기존 아이폰의 부품을 재활용해 생산단가를 낮추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SE 구매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같은 크기 화면을 탑재한 아이폰5S를 사용하던 구매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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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의 '리암'을 통해 재활용되는 부품들. |
애플은 아이폰5S를 반납하면 아이폰SE의 판매가격을 최대 150달러 할인해주는 보상판매도 진행하고 있다. 부품을 분해해 재활용할 수 있는 아이폰5S의 물량을 상당수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새로 판매되는 제품에 재활용한 부품을 탑재하기 어려울 경우에도 이를 사후서비스에서 교환형태로 제공하는 리퍼비시 제품에 이용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다.
전자전문매체 테크2는 "애플이 리암을 도입한 이유는 구형 아이폰에서 부품을 채취해 다른 제품에 재사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환경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명분도 확보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사 잭슨 애플 부사장은 "리암은 애플 제품에 사용된 고가의 부품과 광물을 생산단계에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며 "제조과정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