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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윈을 만든 두 거물, 제리 양과 손정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6-13 20:5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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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윈을 만든 두 거물, 제리 양과 손정의  
▲ 제리 양 야후 창업주(왼쪽)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오른쪽)

야후 창업주 제리양과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이 중국 전자상거래시장을 제패하기까지 결정적 도움을 준 IT업계의 두 거물이다. 이들은 여전히 마윈의 후견인 역할을 하고 있다.

마윈은 처음 야후의 창업주인 제리 양 레노버 고문을 만났다. 그뒤 마윈은 제리 양 소개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봤다.

마윈의 사업구상을 듣고 손 회장이 먼저 2000년 마윈에게 2천만 달러를 투자했다. 제리 양이 이끌던 야후는 2006년 17억 달러를 주고 알리바바 주식 40%를 매입했다. 지금도 소프트뱅크와 야후는 알리바바 주식을 각각 34.4%와 22.6% 보유한 대주주다.

제리 양은 2012년 1월 경영악화 책임을 지고 야후를 떠났다. 그해 마윈은 제리 양이 없는 야후와 갈등이 일어나자 손 회장의 도움을 받아 경영권을 지켰다.

마윈에게 제리 양과 손 회장은 여전히 중요한 사업적 동료다. 알리바바그룹을 실질적으로 이끄는 곳으로 흔히 ‘4인 이사회’가 꼽힌다. 이 구성원에 마윈 외에 제리 양과 손 회장이 포함됐다. 나머지 한 명은 마윈의 측근인 차이충신 알리바바 부회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을 만든 두 거물, 제리 양과 손정의  
▲ 제리 양 야후 창업주(현 레노버 고문)

◆ 제리양, 마윈에게 돈과 인맥을 투자하다

제리 양은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효시인 야후의 창업자다. 그는 1995년 4월 데이비드 필로와 함께 야후를 공동으로 세웠다.

그는 2007년 6월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하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등 후발업체가 치고 올라오자 2009년 초 사임했다가 2012년 실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이사마저 내놓고 야후를 떠났다. 제리 양은 한동안 조용히 지내다 지난해 말 레노버 고문을 맡으며 업계에 복귀했다.

마윈에게 제리 양은 알리바바그룹을 창업할 계기를 제공해 줬다. 마윈은 첫 인터넷사업을 실패하고 1998년 비영리 전자상거래 벤처사업 부문 일을 잠시 했다. 그때 제리 양이 중국을 방문했고 마윈은 만리장성 여행 가이드를 맡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친구가 됐다.

제리 양은 당시 마윈에게 야후차이나 최고업무책임자(COO)로 들어오라고 권유했다. 그러나 마윈은 이를 거절하고 항조우로 돌아가 1999년 2월 알리바바닷컴을 설립했다.

당시 마윈이 보유한 사업자금은 약 8천만 원에 불과했다. 반 년 뒤 골드만삭스와 기타 벤처캐피탈회사에게 500만 달러의 지원을 받는 데 성공했으나 여전히 자금부족에 시달렸다.

이때 제리 양이 마윈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제리 양은 마윈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했다. 마윈은 손 회장을 설득해 2천만 달러를 지원받아 전자상거래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제리 양은 5년 후 마윈에게 직접 사업적 도움을 줬다. 마윈은 대형 파트너가 필요했고 2005년 5월 미국으로 건너가 제리 양을 만났다. 두 사람은 오랜 토론 끝에 알리바바그룹과 야후 간 제휴에 합의했다. 야후는 그뒤 10억 달러를 주고 알리바바의 지분 40%를 사들였다. 대신 실적이 부진하던 야후차이나 운영권을 알리바바그룹에 넘겼다.

제리 양이 야후 CEO로 취임한 뒤 마윈과 우호적 관계를 계속 유지했다. 2008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후를 인수하려 했을 때 마윈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MS가 야후를 인수할 경우 알리바바그룹 지분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당시 마윈은 제리 양을 비롯해 양쪽과 모두 제휴관계를 맺고 있던 손 회장과 함께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마윈은 2011년 야후와 갈등을 빚었다. 제리 양은 야후 CEO 시절 마윈에게 알리바바그룹 경영권을 전적으로 위임했다. 그러나 제리 양이 2009년 야후 CEO에서 물러나자 알리바바그룹과 야후의 관계는 조금씩 삐걱대기 시작했다.

마윈과 야후의 갈등은 2011년 최고조를 맞았다. 야후가 대주주로서 알리바바그룹의 경영에 간섭하려는 뜻을 보였기 때문이다.

마윈은 당시 전자결제사업부 알리페이를 알리바바에서 분사해 자회사로 만들었다. 이때 야후는 이익이 많이 나는 부서를 마윈이 자신의 사기업으로 만들었다며 반발했다. 마윈은 “외국인이 투자한 전자결제기업은 중국정부가 사업승인을 내주지 않는다”며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마윈은 그해 10월24일 야후를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알리바바는 이미 (야후를 인수할) 준비가 됐다”며 “야후는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야후 인수의사를 보이며 “나는 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과 아주 가까운 친구 사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제리 양은 마윈의 야후 인수에 반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그룹의 야후 인수는 없던 일이 됐다. 이후 2012년 초 제리 양이 야후를 완전히 떠나면서 알리바바그룹과 야후는 냉랭한 관계가 됐다.

알리바바는 2013년 5월 야후가 보유했던 알리바바 지분 20%를 8조3천억 원에 사들였다. 마윈은 알리바바가 기업공개에 나설 경우 야후가 보유한 지분 중 절반을 추가로 팔아야 한다는 조건까지 집어넣으며 두 회사 간 선을 그었다.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야후는 현재 지닌 지분 중 일부를 팔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마윈을 만든 두 거물, 제리 양과 손정의  
▲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 손정의, 미래에 투자해 3천 배 대박을 터뜨리다

“알리바바 기업공개의 가장 큰 승리자는 마윈이 아닌 손 회장이다.”

알리바바의 뉴욕증시 상장이 결정된 후 블룸버그통신은 손 회장이 이번 기업공개로 가장 이득을 봤다고 보도했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 지분 34.4%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금융업계 전문가들은 알리바바 기업가치가 최소 1700억 달러일 것으로 본다. 이 경우 손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578억 달러에 이른다. 첫 투자액 2천만 달러의 약 3천 배에 달하는 수익이다. 이를 두고 “손 회장은 아시아의 워런 버핏”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손 회장의 ‘대박신화’는 마윈과 14년째 맺은 돈독한 인연 덕분이다. 손 회장은 마윈에게 사업적 은인이자 든든한 동료다. 손 회장은 2000년 제리 양의 소개로 투자를 유치하러 찾아온 마윈을 만났다. 6분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그는 즉석에서 2천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손 회장은 뒷날 한 강연에서 마윈과 처음 만났을 때를 회상하며 “정말 기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미국의 성공을 카피하는데 마윈은 새로운 모델을 만들었다”며 “마윈의 이름이 제리 양이나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와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마윈이 2003년 오픈마켓 형식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를 만들 때에도 도움을 줬다. 당시 이베이가 중국 최대 온라인 경매업체 이치넷을 인수하면서 알리바바그룹은 후발주자의 불리함을 안은 상황이었다. 이때 손 회장은 마윈에게 무료 수수료 등에 관해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언에 따라 마윈은 "실속이 없다"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공짜정책을 꾸준하게 펼쳤다. 그동안 손 회장은 2004년 82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자하는 등 지원사격을 했다. 결국 이베이가 2006년 중국에서 철수하면서 승리는 두 사람에게 돌아갔다.

마윈과 손 회장은 그뒤에도 굳건한 파트너십을 유지했다. 알리바바그룹은 2007년 일본 전자상거래시장에 진출하면서 소프트뱅크와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손 회장은 알리바바가 기업공개를 하더라도 지분을 30% 이상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는 “알리바바는 소프트뱅크와 떨어질 수 없는 핵심적 회사”라며 “알리바바 지분을 팔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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