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업계에서 경영 리더십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너 경영인들은 경영승계를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시멘트회사의 주인이 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시멘트업계의 이런 리더십 변화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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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기호 한일시멘트 회장(왼쪽)과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 |
21일 업계에 따르면 허기호 한일시멘트 부회장은 22일 한일시멘트그룹 회장에 오른다.
허 부회장은 허채경 한일시멘트그룹 창업주의 장손으로 오너 3세다. 한일시멘트의 오너 3세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김태현 성신양회 사장도 오너 3세 승계를 마무리했다. 김 사장은 3월 초 성신양회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사장, 정대현 동양시멘트 부사장 등도 오너 후계자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시멘트업계에서 오너 후계자들이 부상하면서 업계 재편과 맞물려 시멘트업계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동양시멘트와 쌍용양회 등의 매각으로 시장 판도가 지각 변동을 일으킬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시멘트회사 간에 인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업계 순위는 변화가 없었다.
다만 사모펀드가 새로 시멘트회사의 주인이 되면서 시멘트업계 새로운 지배구조가 자리잡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쌍용양회를 인수했고 글랜우드가 라파즈한라시멘트를 품에 안았다.
사모펀드들은 동양시멘트 인수전부터 참여하며 적극적인 시멘트업계 진출 의지를 보여왔다. 사모펀드들이 업계 1위와 5위 회사를 인수하게 되면서 기존 오너경영 시멘트회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시멘트업계는 1위 쌍용양회를 제외한 나머지 2~7위 기업이 모두 10%대 점유율로 과점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공장 위치와 영업망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 내륙과 해안 등 각자 강점도 뚜렷하다.
이 때문에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업체간 합종연횡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업계에 처음 진출한 사모펀드들이 기존 회사들과 전략적 협력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남은 시멘트 매물로 여겨지는 현대시멘트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시멘트는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데 조만간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동양시멘트 인수전처럼 기존 시멘트회사와 사모펀드 사이에 치열한 인수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시멘트 오너였던 정몽선 전 회장은 경영진에서 배제된 상황이다. 정 전 회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해 현 경영진 해임안건을 주총에 상정했지만 11일 주총에서 부결됐다.
일각에서 정 전 회장이 범현대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회사를 되찾을 가능성도 떠오른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회사 경영권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