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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건설 오너 세 딸 맹활약, 이봉관 후계구도 어떻게 짤지 시선 몰려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1-08-29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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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의 셋째딸 이도희 미래사업본부 기획실장이 신사업에서 성과를 낼까?

서희건설이 지역주택조합사업을 빼면 뚜렷하게 다른 사업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도희 미래사업본부 기획실장이 가시적 성과를 도출해 후계구도에서 우위를 확보할지 주목된다. 
 
서희건설 오너 세 딸 맹활약, 이봉관 후계구도 어떻게 짤지 시선 몰려
▲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

29일 증권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사업에 치중된 사업구조와 부진한 신사업으로 주식시장에서 저평가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봉관 회장은 슬하에 세 딸을 두고 있다. 이 회장은 서열과 관계없이 가장 능력이 뛰어난 딸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희건설에서 장녀인 이은희 부사장은 현재 통합구매본부를 총괄하고 있고 차녀인 이성희 전무는 재무본부를 담당하고 있다. 

막내 이도희 미래사업본부 기획실장은 사법시험 합격 뒤 8년 동안 검사로 일하며 경영에 참여하지 않다가 2019년 말 서희건설에 입사한 뒤 본격적으로 신사업을 찾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골프장 건설 및 운영, 물류창고 건설, 편의점·휴게소, 지뢰제거사업 등을 추진하며 이른바 ‘틈새시장’을 노리는 전략을 펼쳐 관심을 받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로 이어지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실장이 성과를 내며 앞으로 펼쳐질 후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더욱이 이 실장은 서희유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코스닥 상장사 유성티엔에스의 지분을 언니들보다 많이 확보해 아버지 이봉관 회장(9.18%) 다음으로 많은 5.36%를 보유하고 있다. 

서희건설의 신사업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독립형 편의점 '로그인'이다.

로그인 편의점을 2015년 9월 인수한 뒤 가맹점 수를 96개에서 1년 만에 160개로 늘리며 공격적 경영을 선보였지만 편의점업계에서 큰 반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의 최대주주회사인 유성티엔에스의 전국적 물류 유통망을 활용해 편의점사업에 진출했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고속도로 휴게소사업에도 편의점을 구축하면 시너지가 날 것이란 계산도 깔렸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이러한 신사업들의 실적 기여도가 낮고 성장성이란 매력도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다.

증권업계에서도 서희건설의 기존 지역주택조합사업이 그동안 성장의 발판이 됐지만 기업의 미래가치를 고려할 때 지역주택조합사업의 비중이 지나치게 큰 점이 저평가 요소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기업가치를 끌어 올리는 경영역량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세 딸이 서희건설에 입사한 뒤 회사 체력이 좋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희건설은 2021년 시공능력평가 순위 23위에 올라 지난해 33위에서 10계단 상승했다. 시공능력평가액은 3년 전 1조 원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2조 원가량에 가까울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서희건설 신용등급도 앞서 5월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상승했다. 코스닥 소속 역시 우량 정기요건을 충족한 덕에 중견기업부에서 우량기업부로 변경됐다. 

이는 그동안 지역주택조합사업에 집중해 성장을 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6개월 이상 일정지역에 거주한 무주택자나 전용 85㎡ 이하의 주택을 1채 소유한 사람들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이다. 

일반아파트 분양과 달리 지역주택조합은 조합이 토지를 직접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고 절차가 간소하지만 사업을 직접 시행하는 조합의 운영비리, 토지매입 지연 등으로 사업위험이 높아 추진 도중에 무산되는 사례가 많았다.

서희건설은 이를 고려해 철저하게 선별 수주전략을 펼쳐 왔다. 

서희건설은 토지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이 지연되면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증가로 이어지게 될 수 있기 때문에 토지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한 현장에서 수분양자 중도금 대출 승인까지 완료한 뒤에야 공사를 시작했다.

또 지역주택조합사업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한 지역주택조합 정보플랫폼 '서희GO집'을 통해 토지확보율과 조합원 가입률을 따져 사업지를 엄선했다.

서희건설은 2021년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3248억, 영업이익 600억 원, 순이익 575억 원을 거뒀다고 13일 공시했다. 2020년 2분기보다 매출은 5%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6.3%, 순이익은 86.7% 늘었다. 

서희건설은 수주실적도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수주잔고는 2018년 첫 2조 원대를 보인 뒤 2020년 3조789억 원을 거둬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이 회장은 서희건설을 설립하고 다른 건설업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 틈새시장을 개척해 왔다.

교회와 학교, 병원, 교도소, 군부대 건물, 쓰레기매립장 등을 지으면서 이 분야에서 독보적 위상을 다졌다. 

이후 대형건설사가 브랜드 이미지 훼손을 걱정해 꺼리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서 사업기회를 잡으면서 매출 1조 원이 넘는 중견건설사로 키웠다. 

서희건설 관계자는 “기존 주력사업인 지역주택조합사업 외에도 사업 다각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며 “이 회장이 경영에 힘쓰고 있는 만큼 후계구도를 말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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