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증가율 관리목표에 맞춰 개인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의 1배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개인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를 5%대로 잡고 있는데 상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이 8~9%까지 높아지며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을 3~4%대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에 NH농협은행은 24일부터 11월 말까지 신규 주택담보대출 실행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으며 SC제일은행도 18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상품 가운데 일부의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도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지침에 맞춰 분기별로 신규 전세자금대출 취급한도를 설정해 운영하고 있는데 9월 말까지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제한적으로 취급하기로 했다. 3분기 취급한도가 이미 소진됐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7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이 23조9416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 잔액(23조 9416억 원)보다 17.9% 급증한 수치로 금융당국의 목표치 5%를 훌쩍 넘었다.
카카오뱅크가 개인신용대출 한도제한을 검토하고 있는 이유다.
카카오뱅크가 기존 가계대출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윤 대표가 주택담보대출 출시시기를 미룰 가능성이 제기된다.
윤 대표는 1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안에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동안 개인신용대출에만 국한됐던 대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옥죄기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윤 대표가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해도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기 어려워 보인다.
이날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급격히 늘어난 가계부채와 관련해 "기존에 발표된 가계부채 관리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면서 대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필요시 가용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추가 대책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비중을 높여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5월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 취지인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에 소홀하다는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고 올해 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비중을 기존 10.2%에서 20.8%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은 줄여야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은 늘려야 하는 상황인 셈인데 여기에 주택담보대출까지 얹어진다면 가계대출 관리 셈법은 더욱 복잡해진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에 부합하는 대출상품을 판매하며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인 만큼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수준과 동일 선상에서 잣대를 들이대기는 어렵다는 시선도 나온다.
카카오뱅크의 올해 대출 증가분 구성비를 살펴보면 청년전원세대출이 1조5349억 원으로 전체 대출 증가액의 42.3%에 이른다.
사잇돌대출, 햇살론 등을 포함한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도 7177억 원으로 19.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5월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 관리 때 중저신용자 공급액은 일부 예외 적용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단순 수치만 놓고 보면 가계대출 증가폭이 크지만 주로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부분의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이라며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말 출시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