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의 계열사 통합플랫폼 구축작업이 본격화된다.
KB금융그룹은 클라우드가 지닌 안전성과 확장성, 유연성 등을 토대로 전체 그룹의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을 그리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를 거친 IT 전문가 두 사람이 손을 맞추게 됐다.
▲ 윤진수 KB국민은행 테크그룹 부행장(왼쪽)과 유세근 KB국민은행 클라우드플랫폼단장 본부장. < KB국민은행 > |
다른 은행권에서도 외부인재에게 디지털 전환의 중책을 부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5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20일자로 그룹클라우드센터 조직을 신설하고 센터장에 유세근 KB국민은행 클라우드플랫폼단장 본부장을 임명했다.
유 본부장은 2020년 말 KB국민은행이 영입한 외부출신 IT 전문가로 클라우드 인프라 개발 및 운영전문가다.
2012년부터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그룹장을 맡아 클라우드 운영을 총괄했으며 2018년부터 2020년 12월말까지 삼성전자 삼성리서치에서 데이터 클라우드와 AI클라우드 개발 및 구축을 총괄했다.
유 본부장은 KB금융그룹의 독자적 클라우드인 KB원클라우드 구축과 운영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현재 KB금융그룹은 3분기 안으로 KB원클라우드 구축을 마치고 대고객 서비스와 플랫폼에 클라우드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클라우드는 개인 컴퓨터가 하나의 온라인망에 데이터를 저장해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지금까지 KB국민은행이 주도로 클라우드사업을 진행하고 있었지만 전체 계열사를 아우는 클라우드 플랫폼인 만큼 지주 차원에서 통합관리를 위한 조직을 따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개발이나 적용, 운영 단계에서 중복투자와 비효율성 등을 방지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KB국민은행은 앞서 6월에는 IT지원 계열사인 KB데이타시스템 컨소시엄을 통합클라우드 관리사업자(MSP)로 낙점하기도 했다.
유 본부장이 이끄는 그룹클라우드센터는 지주 디지털혁신부문 IT총괄(CITO) 산하에 소속된다.
현재 지주 IT총괄은 윤진수 KB국민은행 부행장이 맡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를 거친 외부출신 두 사람과 호흡도 주목된다.
윤 부행장은 1964년에 태어나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에서 전산학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삼성SDS,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등에서 빅데이터를 담당한 데이터 전문가다.
윤 부행장은 2019년 4월 KB국민은행 데이터전략본부장 전무로 영입된 뒤 2020년 말 인사에서 KB국민은행 테크담당 부행장에 올랐다.
윤 부행장은 올해부터 KB국민은행 테크그룹 부행장과 KB금융지주 IT총괄(CITO)을 겸직하며 그룹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KB금융그룹을 비롯해 순혈주의가 강한 금융지주에서 디지털과 관련한 주요 보직에 외부전문가를 기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플랫폼과 기술을 앞세운 빅테크기업을 따라가기 위한 생존전략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황보현우 상무 그룹 데이터총괄(CDO) 자리에 앉히고 데이터&제휴투자본부장도 겸직하도록 했다. 황보 상무는 한남대 글로벌IT경영학과 교수, 코오롱베니트 전문위원 등을 지낸 IT전문가다.
하나금융그룹은 앞서 2018년 8월에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장을 지낸 김정한 부사장을 영입한 바 있다.
신한은행에서는 지난해 말 영입한 김혜주 전 KT 상무와 김준환 전 SK의 C&C부문 상무가 각각 마이데이터 유닛장과, 데이터 유닛장을 맡아 디지털 전환을 이끌고 있다.
이 밖에 노진호 우리은행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IO), 이상래 NH농협은행 디지털금융부문장 부행장도 외부출신 디지털 전문가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