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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돌아오자 삼성전자에 속도 살아나, 인수합병 시계도 빨라지나

강용규 기자 kyk@businesspost.co.kr 2021-08-25 13: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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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으면서 삼성전자가 인수합병에 나설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가 시스템반도체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대형 인수합병을 시도할 것이라는 시선은 이전부터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만큼 인수합병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7655'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재용</a> 돌아오자 삼성전자에 속도 살아나, 인수합병 시계도 빨라지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내놓은 투자계획 가운데 30조~40조 원가량이 삼성전자의 인수합병 재원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4일 그룹 차원에서 앞으로 3년 동안 240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 가운데 180조 원은 국내에서 투자가 집행된다.

나머지 60조 원 가운데 최대 20조 원(170억 달러)은 삼성전자의 미국 제2 파운드리공장 건설에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계획에 포함되지는 않았으나 최근 삼성SDI도 미국 배터리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SDI까지 고려하더라도 30조~40조 원가량의 금액은 아직 확실한 투자처가 공개되지 않았다. 이를 인수합병에 투자하면 초대형 거래도 성사시킬 수 있다.

이전부터 삼성전자가 글로벌 최상위권의 차량용 반도체회사를 인수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에 대응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네덜란드 NXP가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로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폭넓게 인수합병 대상을 물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만 TSMC가 차량용 반도체에 쓰이는 공정의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대만 폭스콘이 차량용 반도체 생산에 뛰어드는 등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시장이 점차 수급균형을 찾아가고 있다”며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에 얽매일 이유가 사라져가는 것이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결국 시스템반도체회사, 그 중에서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회사)로서 역량을 보유한 회사의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시선이 많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는 삼성전자가 이미 글로벌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 있을 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경우 삼성전자의 공정 기술력 경쟁상대가 TSMC뿐인 만큼 삼성전자보다 뒤처진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를 인수하더라도 의미가 없다.

다만 글로벌 팹리스들도 전문분야가 각기 다른 만큼 삼성전자도 세심한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삼성전자에서 팹리스 역할을 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엑시노스 시리즈 등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설계에 특화돼 있다.

인수합병을 통해 시스템LSI사업부와 시너지를 내고자 한다면 대만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전문 팹리스인 미디어텍(MediaTek)이 좋은 매물이 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시장이 수급균형을 찾더라도 자동차의 전장화가 가속화하는 만큼 네덜란드 NXP도 여전히 매물로서 매력은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삼성전자가 기존 반도체사업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통신장비, 생활가전 등 완제품 부문과의 시너지를 함께 고려하면서 차량용 반도체사업까지 확대하고 싶다면 스위스 아날로그 반도체회사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좋은 매물이 될 수 있다.

반도체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인수합병을 준비하고 있다면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반도체시장에서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며 매물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5월 독일 차량용 반도체회사 인피니언은 미국 동종회사 사이프러스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를 시작으로 현재 미국 종합반도체회사 마벨테크놀로지의 네트워크 반도체회사 인파이 인수, 미국 팹리스 AMD의 동종회사 자일링스 인수, 미국 그래픽처리장치(GPU)회사 엔비디아의 영국 팹리스 ARM 인수, 미국 아날로그 반도체회사 아날로그디바이스의 동종회사 맥심인테그레이티드 인수 등 대형 인수합병들이 글로벌 경쟁당국의 합병 심사를 받고 있다.

반도체업계에선 최근 글로벌 반도체시장이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 재편이 진행되고 있어 적당한 매물들이 사라져갈 뿐만 아니라 남은 매물들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삼성전자도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으로 그동안 대규모 투자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던 총수 공백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됐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준비해 온 계획이 있다면 추진에 속도를 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얘기다.

이 부회장도 삼성전자의 경영현황을 놓고 ‘승부수를 빠르게 던져야 할 때’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부회장은 13일 가석방으로 서울구치소를 나오자마자 자택이 아닌 삼성전자 서초사옥부터 찾아 경영현안을 보고받았다. 이후 삼성그룹이 240조 원의 대규모 투자계획을 내놓기까지 단 11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삼성전자가 반도체가 아닌 다른 영역에서 인수합병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자업계에서는 이 경우 삼성전자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영역에서 매물을 물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과 디스플레이사업뿐만 아니라 전장 자회사 하만까지 광범위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인수합병과 관련해 업종을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그동안 쌓아 온 순현금을 바탕으로 3년 안에 의미 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할 계획이 있다”며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5G(5세대 이동통신), 전장 등 부문에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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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nny
i love you very much. no one can tear us apart. sending you kisses: muah muah.   (2021-08-26 23:3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