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종윤 대표가 설립한 바이오기업 씨젠이 올해 실적반등에 성공할까?
씨젠은 분자진단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했지만 영업과 기업운영에서 부족함을 보이며 최근 몇 년동안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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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종윤 씨젠 대표. |
천 대표는 독자적 영업대신 생산자개발공급방식(ODM)으로 사업방향을 전환했다. 씨젠은 이 덕분에 올해부터 실적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이무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4일 씨젠이 올해 1분기에 매출 179억 원, 영업이익 32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8.8%, 영업이익은 17.7% 늘어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씨젠의 진단시약 신제품 ‘올플렉스’가 지난해 4분기에 매출 30억 원을 올린 데 이어 1분기 실적에 기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젠은 분자진단을 주력사업으로 하는 바이오기업이다. 분자진단이란 분자생물학적 기술을 이용해 유전정보물질을 검출 혹은 분석하는 분야를 말한다. 분자 진단을 이용하면 암이나 신종플루를 비롯해 감기, 성감염증 등 주요 질병을 싼 값으로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다.
천 대표는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로 있던 2000년 씨젠을 설립했다. 삼촌인 천경준 전 삼성전자 부사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천 대표는 2001년 교수직을 관두고 기업 경영에 매진했다.
천 대표는 국내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분자진단 시약허가를 받는 등 씨젠을 한국의 대표적인 분자진단 전문 바이오기업으로 만들었다.
씨젠은 2010년 10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씨젠은 2010년 매출 246억 원, 영업이익 66억 원에서 2013년 매출 590억 원, 영업이익 141억 원을 내는 등 급속하게 성장했다.
그러나 씨젠은 2014년부터 매출이 정체되고 영업이익은 줄어들고 있다. 씨젠은 지난해 매출 651억 원, 영업이익은 86억 원을 냈는데 이는 2014년보다 매출은 1.13% 느는데 그치고 영업이익은 22.3%나 줄어든 것이다.
씨젠의 영업이익이 줄어든 이유는 씨젠의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영업력 부족이 꼽힌다.
로슈나 애보트 등 글로벌 분자진단기업들은 진단 시약판매를 위해 우선 장비를 무상으로 보급하며 점유율을 높였다. 그러나 씨젠은 자금이 부족해 장비를 팔 수 밖에 없었다. 몇몇 대리점에서는 장비대금이 회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불량채권이 발생했고 씨젠은 회계에 대손충당금을 설정해야 했다.
천 대표는 경영전략을 바꿔 ODM시장으로 활로를 찾았다. 씨젠은 2014년 11월 매출기준으로 세계 체외진단시장 5위기업인 베크만쿨터와 글로벌 ODM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2015년 7월에는 분자진단시장 세계 4위 업체인 퀴아젠과 ODM 공급계약을 맺었다. 씨젠은 올해 하반기부터 납품을 시작한다.
씨젠은 올해 매출 767억, 영업이익 142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매출은 17.7%, 영업이익은 64.6% 늘어나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씨젠이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