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1-08-24 15: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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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이 헬스케어 전문매장으로 새 성장동력을 찾는다.
강 대표는 차별화된 오프라인 전문매장을 통해 규모가 5조 원이 넘어서는 건강기능식품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 강성현 롯데쇼핑 마트사업부장(롯데마트 대표).
24일 롯데마트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강 대표가 롯데마트의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일부 매장을 리모델링 하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가운데 헬스케어 전문매장 ‘비바건강마켓’의 안착에 힘을 쏟고 있다.
비바건강마켓은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제철 식자재 등을 판매하는 헬스케어 전문 매장으로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도 제공한다.
의료정보 분석 IT스타트업 투비콘의 맞춤형 건기식 추천서비스 ‘필그램’과 연동해 개인의 건강상태, 식습관 등을 검토한 뒤 보충이 필요한 영양소를 알려주고 이를 작게 나눠 판매한다.
롯데마트는 올해 7월1일 비바건강마켓 1호점을 경기도 남양주시에 열었다.
강 대표는 비바건강마켓을 열기 전인 지난해 12월 이마트 성수점을 직접 방문해 건강기능식품 전문점 등을 살펴보고 강희석 이마트 대표이사 사장과 대화를 나누는 등 비바건강마켓 개점을 철저히 준비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비바건강마켓은 교외에 거주하는 40~50대를 대상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건강한 생활을 제안하는 신개념 쇼핑공간이다”며 “헬스케어서비스와 건강한 제철 상품을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마켓이다”고 설명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헬스케어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다. 초고령화사회가 다가오면서 노인인구가 증가하고 삶의 질에 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20년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는 4조9천억 원으로 2019년보다 6.5% 증가했다. 2021년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는 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소비자들의 인식 개선과 지식 증가, 구매 편의성 향상 등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며 “지난 5년 동안 음식료업체들 대비 건강기능식품업체들의 외형 및 이익 증가도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강 대표는 헬스앤뷰티(H&B) 스토어 롭스가 보유하고 있는 건강기능식품 노하우와 롯데마트의 식품 노하우를 접목해 비바건강마켓을 시장에 안착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마트는 2020년 12월 상품기획(MD)본부의 헬스앤뷰티(H&B)부문에 롭스를 편입하며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롭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이 있고 건기식 등에도 밝은 만큼 헬스케어 전문매장인 비바건강마켓의 성공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헬스케어 전문매장은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오프라인 할인점의 새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강 대표도 비바건강마켓을 기존 롯데마트에 숍인숍 형태로 입점하는 것이 아니라 신규출점을 하는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강 대표의 전략은 롯데그룹의 헬스케어사업 강화 움직임과도 맞닿아 있다.
▲ 경기도 남양주시에 위치한 비바건강마켓.
롯데지주는 최근 경영혁신실 아래 헬스케어팀을 신설하고 팀장으로 삼성전자 출신인 우웅조 상무보를 선임했다.
신사업 가운데 하나로 헬스케어를 낙점해 그룹 차원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정해 계열사마다 구체적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롯데그룹의 스타트업 투자 전문기업 롯데벤처스는 올해 6월 시니어 헬스케어 플랫폼 ‘케어닥’ 등에 투자하기도 했다.
다만 전문매장이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마트의 경쟁사인 이마트가 그로서란트(식료품점과 음식점을 합친 형태) 전문점 ‘PK마켓’과 화장품 전문점 ‘센텐스’ 등 다양한 전문점을 시도해봤지만 성공한 것은 일렉트로마트와 노브랜드 정도에 불과하다. 이마트는 삐에로쇼핑, 부츠 등 수익성이 악화된 전문점사업에서 손을 뗐다.
롯데마트도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전문점 출점을 확대했다가 오히려 실적에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2025년에는 65세 이상의 비중이 20%가 넘어가는 초고령사회로 진입과 건강 관련 시장의 성장세를 눈여겨 보고 비바건강마켓을 열었다”며 “2호점 출점은 아직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