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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P대출 중개회사, '연체율 0%대' 지속할 수 있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6-03-14 13:5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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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P대출 중개회사, '연체율 0%대' 지속할 수 있나  
▲ 양태영 테라펀딩 대표(왼쪽부터 첫째), 김주수 어니스트펀드 대표, 주홍식 빌리 대표, 이효진 8퍼센트 대표,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 박성준 펀다 대표, 박성용 렌딧 이사가 지난해 10월1일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 발족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개인 대 개인(P2P)대출 중개회사들이 연체율 관리라는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P2P대출 중개회사는 0%에 가까운 연체율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P2P대출의 ‘연체율 0%’ 신화는 올해 고비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급증한 P2P대출의 만기가 올해 하반기부터 집중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P2P대출 중개시장이 확대될수록 연체율 상승도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업계 차원에서 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하고 기존 신용평가회사와 손잡는 등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 P2P대출, ‘연체율 0%대’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연체율 0%대’를 마케팅의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선두회사인 8퍼센트는 2월 기준으로 연체율 0.49%를 기록했다. 다른 주요 P2P대출 중개회사들도 연체율 0%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다른 금융권과 비교하면 대단히 낮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P2P대출의 주요 경쟁대상인 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평균 가계대출 연체율 6.9%를 기록했다. 시중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1.41%다.

P2P대출 중개회사는 연체율 0%대의 비결로 IT기술을 적용한 신용평가모델을 들고 있다. 빅데이터, 심리분석, SNS 활동내역 등을 기존의 신용평가모델에 접목해 상환능력과 상환의지를 갖춘 대출자를 선정함으로써 연체율을 최소로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이사는 최근 “기존 금융권은 신용등급 4~7등급인 소비자를 우량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그러나 이 가운데 빚을 성실하게 상환할 의지를 보유한 사람을 잘 골라내면 손실률을 대폭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P2P대출 중개회사들의 대출심사 기준이 대단히 엄격한 점이 낮은 연체율의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P2P대출 중개회사들이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을 적용하고 있지만 대출심사 기준 자체도 무척 까다롭게 마련해 놓고 있다.

부동산 P2P금융플랫폼 테라펀딩의 경우 지난 2월 기준으로 접수된 대출심사 가운데 8%만 서류심사를 통과했다. 대출을 위한 투자자 자금모집이 이뤄지는 심의를 통과하는 비율은 전체의 5.56% 수준에 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와 조건은 시중은행과 큰 차이가 없다”며 “P2P대출을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평균 5~6%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 올해 하반기부터 고비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올해 중반부터 대출 상환실적을 본격적으로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P2P대출 가운데 상당 부분은 12개월 만기상품이 차지하는 데 이때 쯤 상환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P2P대출 중개회사, '연체율 0%대' 지속할 수 있나  
▲ 이효진 8퍼센트 대표.
P2P대출 중개시장의 선두회사인 8퍼센트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대출잔액 100억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10억 원에서 6개월 만에 10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2위 회사인 렌딧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누적 대출잔액 53억3천만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6월 6억6천만 원에서 9배 가까이 급증했다. 빌리, 펀다, 어니스트펀드 등도 이 기간 대출잔액이 30~200배나 증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대출이 그동안 낮은 연체율을 기록한 것은 시장이 형성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대출규모가 급격하게 확대되면서 올해 하반기부터 상환능력을 본격적으로 판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2P대출 중개회사들이 지금처럼 엄격한 대출심사 기준을 적용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고객을 모아야 한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P2P대출을 주로 받는 신용등급 4~7등급의 고객 쟁탈전은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금융회사들은 앞다퉈 중금리의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 출범하는 인터넷전문은행도 P2P대출 중개회사들의 강력한 경쟁자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현재 P2P대출 중개회사보다 낮은 신용등급의 고객을 주로 취급하는 대부회사들은 통상적으로 전체 대출금의 15%를 대손충당금으로 쌓는다”며 “P2P대출 중개회사들이 고객층을 확대할수록 연체율도 빠르게 치솟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체율 증가에 어떻게 대처하나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연체율 상승에 대비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8퍼센트, 렌딧, 빌리, 펀다, 어니스트펀드, 테라펀딩, 피플펀드 등 P2P대출 중개회사 7곳은 지난해 10월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를 출범했다.

회원사들은 업계의 전체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대출내역을 공유하기로 했다. 회원사 가운데 한 곳이라도 문을 닫았을 경우 채권을 이양해 만기시점까지 관리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P2P금융플랫폼협회는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연체율 대책을 확정해 발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후발 P2P대출 중개회사들이 새로운 협회 구성을 논의하는 등 잡음도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신용평가회사와 손잡고 투자자 보호책을 개별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8퍼센트는 고려신용정보, 펀다는 서울신용평가와 제휴협약을 체결했다. 대출심사와 채권추심 과정에서 전문 신용평가회사의 도움을 받는 방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P2P대출 중개회사가 최근 급증하면서 연체율 문제도 조만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직 개별회사 차원에서 대비하는 정도이지만 정부와 업계 전반에서도 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2P대출이 한국보다 이르게 활성화한 해외에서 연체율 문제가 쟁점이 됐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에서 이뤄진 P2P대출 가운데 누적기준으로 10%가 연체됐거나 채무불이행됐다. 2014년 중국에서 만기가 돌아온 P2P대출 가운데 17.9%만 제때 상환됐다.

미국에서도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운영초기 20% 수준의 부도율을 보였다. P2P대출시장이 안정화한 뒤에도 P2P대출 중개회사들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투자위험성을 보이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렌딩클럽은 2.4%, 프로스퍼는 5.7%의 부실률을 나타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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