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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이 합병 이후 첫 주주총회에서 사업부문의 시너지뿐 아니라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일부에서 최 사장이 삼성물산을 중심으로 한 삼성그룹 계열사와 합병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최치훈 사장은 1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제5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부문간, 관계사 간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합병 이유로 사업시너지를 내세웠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7월 열린 합병설명회에서 합병 후 사업부문별 시너지는 물론이고 사실상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관계사들과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합병 반 년이 지나도록 구체적 사업시너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건설부문의 대규모 손실 등 기업가치가 떨어지면서 주가가 오히려 하락했다.
그러다 보니 이번 주총에서 주주들의 불만이 속출했다.
최 사장은 이런 불만과 우려를 가라앉히기 위해 다시 한 번 반드시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최 사장의 발언은 최근 삼성그룹 사업구조 개편과 계열사 합병 가능성과 맞물려 더욱 주목을 받는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판교 알파돔시티 이전을 앞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8일 주주총회에서 본사를 판교 R&D센터로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삼성엔지니어링도 판교 이전을 검토하고 있어 삼성그룹 건설사업이 모두 판교에서 모일 수도 있다.
삼성그룹의 건설사업이 계열사 사이의 시너지를 내는 데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업계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근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물산 지분을 취득해 계열사 개편 가능성을 더욱 키웠다.
최 사장의 관계사 간 시너지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다.
최 사장은 주총에서 사업부문별 사업전략도 내놓았다.
건설부문은 핵심 시장과 고객에 자원을 집중해 수익성 중심의 내실 경영체계를 다지기로 했다. 또 전문성(Expertise)-실행(Execute)-확장(Expand)로 이어지는 3E 고리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상사부문은 포트폴리오 경영체계를 심화해 영업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경영효율화와 위기관리체계 고도화로 위기 대응력을 높이기로 했다.
패션부문은 온라인과 모바일 채널을 키우고 웨어러블 확대 등 트렌드 변화 대응을 위한 기민한 사업체계를 구축한다. SPA사업의 중국 진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조트부문은 고단가 고객을 위한 콘텐츠와 상품경쟁력을 강화하고 식음료사업의 해외진출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
삼성물산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정관 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앞으로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최 사장은 “정관 변경으로 이사회 의장을 대표이사로 한정하지 않아 이사회 운영의 위헌성을 개선하고 책임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 출범과 함께 이사회 초대 의장을 맡았다. 최 사장은 이번 주총 후 이사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재추대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