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계속될까?
외국인투자자가 당분간 매수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의 매수폭이 제한될 것이라는 예상도 만만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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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스피 지수가 9일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에도 전날보다 6.83포인트(0.35%) 상승한 1952.95로 장을 마감한 가운데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
외국인투자자는 8일에 이어 9일에도 연속으로 코스피에서 매도우위를 보였다. 2월26일부터 7거래일 연속으로 매수세를 보였던 데에서 돌아섰다.
외국인투자자는 9일 코스피에서 215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러나 순매도폭은 8일 968억 원보다 줄어들었다.
반면 코스닥에서는 9일 6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코스닥에서 2월26일부터 5거래일 연속으로 순매수했다가 7일과 8일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투자자는 장기간의 매도세를 끝내고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확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투자자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8개월 동안 국내 증시에서 18조7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가 2014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15조 원을 순매수한 점을 감안하면 지난 8개월 동안의 매도세는 차익실현의 성격이 강하다”며 “지금은 대기 중이던 외국인 자금이 국내 증시에 재차 들어오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외국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당분간 매수세를 나타낼 것으로 증권업계 일각에서 전망하고 있다.
김유겸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26일에 나타난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는 매수패턴 변화의 시작”이라며 “글로벌 리스크가 차츰 안정되면서 외국인 자금의 증시 유입을 지속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인의 채권시장 참여 확대를 허용해 투기세력과 다툼에서 승기를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도 3월에 열리는 정책회의에서 통화완화정책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된다.
미국이 BHC법안 시행을 앞두고 있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유지에 힘을 실을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BHC법안은 미국 상원과 하원 의회를 통과해 대통령의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BHC법안은 경상수지 흑자를 늘리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해 통화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판단되는 국가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은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국가에 환율 조정을 요구하고 1년 안에 수정되지 않으면 무역보복을 시작한다.
김 연구원은 “한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경상흑자 규모는 전 세계 7위이며 환율조작과 관련돼 미국의 지적도 여러번 받았다”며 “한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되지 않으려면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유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원화강세에 비례해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매수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원화가치가 높아질수록 외국인투자자도 국내 주식을 사고팔면서 얻는 환차익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단기적인 사건이며 향후 매수폭을 확대할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가 매수세를 유지하려면 원화강세 여건을 충족시키면서 신흥국가 전체의 금융 리스크도 안정돼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필요하다”며 “신흥국가의 통화가치가 반등해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투자자의 매수폭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욱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투자자가 장기적으로 매수세를 유지할 가능성은 적다”며 “국내 경기와 기업들의 기초여건이 부진하며 한국은행에서 4월에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도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세 확대를 막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