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전문가 출신인 최진석 전 STX솔라 사장이 지난달 28일 한화그룹의 제조부문을 총괄하는 운영혁신총괄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화그룹은 최 사장의 영입으로 경영체질을 바꾸고 태양광사업에 대한 생산공정을 개선해 효율을 높이려고 한다. 김승연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다시 한번 힘을 싣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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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석 한화 제조부문 운영혁신총괄사장 |
최 사장이 2011년 말 STX솔라 사장으로 부임했다가 지난 2월 퇴임했다.
최 사장은 태양광과 반도체 분야 제조공정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삼성전자에 1984년 입사해 17년 동안 일하면서 우수한 기술을 만든 사원이 받는 삼성그룹 기술대상을 세 차례나 수상했다.
최 사장은 2001년 하이닉스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제조공정 개선 경험을 쌓았다. 당시 그는 하이닉TM 하이닉스 반도체 생산라인의 일부 공정만 바꾸는 방법으로 투자대비 수율을 끌어올렸다. 또 개발자가 공장현장의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책임자 생산제’도 도입했다.
최 사장이 하이닉스 부사장으로 일하는 동안 하이닉스는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2004년 영업이익 2조 원을 내며 회생했다.
최 사장은 2012년 말 태양광기업인 STX솔라 사장에 취임했다. 당시 그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서 쓰는 ‘사이버팹’을 태양광부품 생산에 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사이버팹은 실제 제품 생산라인이 공정혁신이나 시장상황에 따라 생산 목표량을 넘길 경우를 가정한 ‘가상 생산 라인’이다. 그는 경기에 따라 탄력적으로 생산량을 조절하면서 추가 공정을 줄여 효율을 높였다는 평가를 들었다.
최 사장은 한화그룹에 합류하자마자 바로 태양광사업에 투입됐다. 그는 한화그룹에 합류한 직후 독일에 있는 한화큐셀공장을 방문했다. 지난 10일 한화큐셀 말레이시아공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0년 미래 성장동력으로 태양광사업을 지목하고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했다. 그 결과 한화그룹은 태양광 발전 재료부터 완제품 시공까지 포함한 태양광사업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태양광 부품 재료인 폴리실리콘(한화케미칼), 잉곳과 웨이퍼(한화솔라원), 셀과 모듈 제조와 태양광 발전소 시공(한화솔라원, 한화큐셀)으로 이어진다. 또 수익도 지난 1분기 매출 1조9573억 원에 영업이익 830억 원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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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이런 상황에서 최 사장을 영입한 것은 태양광사업 생산 라인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그동안 수직계열화에 2조 원 이상을 썼다. 따라서 이제는 투자비를 줄여 업계 최저 수준의 제조원가를 들여 수익성을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최 사장도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이 안정권에 진입하면서 제조라인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새 화두로 떠올랐다”며 “큰 투자 없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한화그룹의 체질을 개선하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 사장 이전에도 삼성전자 출신인 남성우 한화솔라원 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남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IT솔류션 부사장으로 일하다 지난달 1일 한화그룹으로 옮겼다. 남 사장은 풍부한 중국시장 경험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 사장 영입 후 한화솔라원은 중국 장쑤성 우시정부와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본격적인 중국시장 공략에 들어갔다. 한화그룹의 한 관계자는 남 사장 영입과 관련해 “중국 등 글로벌 태양광기업과 경쟁이 극심해지고 있어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계속 강화해야 할 상황”이라며 “태양광사업 부문에서 경영혁신을 이끌어온 전문경영인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