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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탄소중립정책에 당혹, 전기로 쉽지 않고 지원도 없어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  2021-08-10 15: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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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가 정부의 탄소중립정책과 관련해 앞으로 철강 생산에 부담을 안게 될 수도 있다.

정부의 대표적 정책에 기존 용광로인 고로를 모두 전기로로 전환하겠다는 등 현실적으로 실현하기 어려운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는 데다 구체적 정부 지원책도 없어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나온다.
 
▲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안동일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10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탄소중립안 시나리오에서 철강산업 대책은 실현이 사실상 불가능해 현실적 새로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통령 직속위원회인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5일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 철강산업의 탄소 감축방안으로 수소환원제철 100% 도입과 기존 고로를 모두 전기로로 전환하는 내용을 주요 대책으로 제시했다.

위원회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하는 초안을 내놓고 9월까지 각 분야의 이야기를 들은 뒤 최종안을 10월에 내기로 했다.

하지만 철강업계로서는 핵심내용이 모두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만큼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수소환원제철 도입과 전기로 전환을 위한 재원이다.

정부가 초안으로 내놓은 정책에는 수소환원제철 도입과 전기로 전환이라는 방안만 내놓고 있을 뿐 구체적 도입시기나 방법, 비용부담 등의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고로를 사용하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민간기업이 홀로 실행 하기에는 불가능한 방안인 만큼 정부의 지원책도 필요하지만 구체적 재원 조달방안이 없는 만큼 실현 가능성을 얘기하기가 현재로선 쉽지 않다.

철강산업은 장치산업으로 불릴 만큼 설비투자에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데 제철소 상징인 용광로(고로)를 없애고 철 생산방법을 완전히 바꾸는 수소환원제철공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설비교체가 필요하다.

수소환원제철은 수소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 역할을 하는 제철공법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 현재 제철소에서 쇳물을 생산할 때 용광로에 철광석과 함께 석탄을 투입해 1500도 이상에서 녹이면 일산화탄소가 발생해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킨다. 이 과정에서 석탄이 하는 역할을 수소가 대신한다는 것이다.

석탄과 철을 같이 녹이지 않는 만큼 제철소에서 고로가 사라지고 이를 대체할 설비로 알려진 유동환원로 등의 설비를 구축해야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고로도 1기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약 3조 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유동환원로 등의 설비는 그 2배가 넘는 돈이 투입돼야 하는 것으로 철강업계는 보고 있다.

더구나 수소환원제철 공법은 아직까지 이론상 존재하는 기술이고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 일본도 2040년 수소환원제철 상용화를 목표로 두고 있고 국내에서는 포스코가 상용화를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특히 고로가 사라지는 만큼 쇳물을 생산한 이후 공정에 필요한 열에너지를 포함한 막대한 에너지원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한다. 현재보다 생산단가가 대폭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전력을 끌어오는 방식이 유력하지만 국내 전력 생산이 대부분 화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탄소배출을 철강에서 발전소로 이전하는 결과밖에는 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정부 방안에서 언급된 전기로 교체는 생산 경쟁력 하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전기로를 사용해 쇳물을 생산할 수 있지만 투입되는 원료가 달라 고로를 완전히 대체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진다.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에서 4기 광양제철소에서 5기 등 모두 9개 고로를, 현대제철은 당진제철소에서 3개 고로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포스코는 내용적 6천m²인 세계 최대 규모의 광양 1고로를 포함해 초대형고로로 분류되는 5500m² 이상의 고로 6개를 갖춘 제철소를 운영해 생산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전기로와 고로는 생산량 차이가 큰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가 운영하고 있는 광양 1고로에서는 연간 550만 톤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는 반면 국내에서 가장 큰 동국제강의 전기로는 연간 150만 톤 규모를 생산할 수 있어 생산 능력에서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단순히 산술적으로만 따져봐도 현재 생산을 유지하기 위해 포스코는 18개 전기로가, 현대제철은 9개가 필요한 셈이다.

전기로를 대거 운영해 탄소배출량을 고로와 비교해 줄일 수는 있어도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생산 단가는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중국 등 저가 철강제품과 가격경쟁에서 더욱 밀릴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현재 기술력에서 전기로 쇳물로는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 고수익성 제품인 판재류를 생산하기가 쉽지 않다.

고로는 철광석을, 전기로는 고철인 철스크랩을 녹여 쇳물을 만든다. 투입 원료가 달라 고로에서는 주로 판재류 제품을, 전기로에서는 봉형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고로에서 나오는 쇳물은 순도가 높고 연신율(단방향으로 잡아당길 때 부러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이 높아 냉연과 열연을 만들 수 있다.

열연은 자동차강판이나 후판의 원료로, 냉연은 냉연도금강판 등의 중간재로 고수익제품을 만드는데 발판이 되는 셈이다.

전기로를 고도화하면 고수익제품인 자동차강판 등도 대체할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투자해야 대체할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런 만큼 이 기술 개발을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한 셈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탄소배출 절감은 세계적으로 피할 수 없는 만큼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정부가 마련한 방안으로는 민간기업이 교체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업계를 지원할 수 있는 지 대책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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