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 관련 첫 재판에 출석해 혐의를 전면부인했다.
박 전 회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 조용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하며 "금호그룹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임원들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 재판을 받게 돼 마음이 무척 무겁다"며 "참담한 심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는 선친(박인천 전 회장)의 아호다"며 "선친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경영하고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5월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회장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그룹을 살리고 아시아나항공 계열사들이 그룹 공동의 이익과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그 과정에서 채권단 관리하에 있던 금호산업과 계열사들을 그룹으로 들고오는 게 필요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수하물 처리와 기내청소를 맡는 하청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의 해고노동자들은 이날 법원 앞에서 박 전 회장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날 "사법기관이 박삼구 전 회장의 범죄행위를 낱낱이 밝히고 엄중 처벌해 사법정의를 바로 세우기 바란다"며 박 전 회장 엄벌 촉구 탄원서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2020년 5월 무급휴직에 동의하지 않아 정리해고된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 8명은 452일째 복직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