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주총 표대결에서 승리하면서 호텔롯데 상장과 해외사업 확대 등도 한층 탄력이 붙게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광윤사 대표 자리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7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호텔롯데 상장 등 구조개편 작업에 한층 속도를 내기로 했다.

롯데그룹은 5월 호텔롯데 상장을 목표로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각에서 공모주 청약은 4월 말 최종공모가를 확정한 뒤 5월 첫 번째 주에 실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호텔롯데가 상장되면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 지배구조가 투명해지면서 일본 롯데의 한국 롯데 지배력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의 해외시장 진출에도 가속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그룹은 최근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시장에 본격 진출하며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신 회장이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해외시장 확대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원톱’으로 확고히 자리잡은 신 회장은 한일롯데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발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며 “롯데가 일본기업이라는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일본 롯데로부터 이어진 지배구조를 투명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신 회장은 1월 말 일본에서 광윤사를 상대로 직접 ‘주주총회 및 이사회 결의 취소’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윤사는 한국과 일본 롯데 지주회사격인 롯데홀딩스 지분의 28.1%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상 핵심기업이다.

광윤사는 지난해 10월 14일 임시 주총과 이사회를 잇달아 열어 신 회장을 등기이사에서 해임하고 신 전 부회장을 신 총괄회장을 대신할 새 대표로 선임했다.

신 회장은 당시 주총 결의사항이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바탕으로 서면으로 제출된 것인만큼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소송을 내고 일본 법원의 판단을 구했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광윤사에 대한 소송은 현재 한국 법원에서 진행 중인 신 총괄회장 성년후견인 지정 심리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성년후견인 지정심리는 9일로 두 번째 심리가 예정됐는데 법원이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일본에서 제기된 광윤사 소송에서 일본 법원이 신 회장의 손을 들 가능성이 높아진다.

성년후견인 지정이 확정되면 경영권 탈환을 목적으로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과 신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8건의 소송도 승산 가능성이 낮아진다.

신 회장이 광윤사 소송에서 승리하게 되면 광윤사 이사로 복귀하면서 신 전 부회장은 대표이사와 과반 최대주주 지위를 모두 잃게 된다.

법원에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을 내리더라도 신 회장이 2차례 주총 대결에서 모두 승리하며 경영권을 장악한 만큼 ‘대세’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성년후견인까지 지정되면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아버지의 후계자라고 주장해온 신 전 부회장의 복귀가 무산되는 것은 물론 광윤사 대표직에서도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