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항공에서 소유한 종로구 송현동 땅과 관련해 가격 평가작업을 시작했다.
서울시는 최근 대한항공과 함께 송현동 땅 가격 책정을 위한 감정평가를 진행하기 위해 행정절차를 개시했다고 1일 밝혔다.
▲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연합뉴스> |
국민권익위원회가 앞서 4월26일 마무리한 조정에 따르면 송현동 땅 가격은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감정평가법인을 각각 2곳씩 추천해 4개 법인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금액으로 하기로 결정됐다.
서울시는 2020년 송현동 땅 보상비로 4671억3300만 원을 책정했고, 대한항공은 최소 5천억 원에 매각하겠다는 자구안을 마련했었다.
다만 서울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합의해야 할 사항이자 권익위 조정의 핵심사안인 교환부지 물색과 관련해서는 아직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익위의 조정 내용은 토지주택공사에서 대한항공으로부터 송현동 땅을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하고 서울시가 시 소유의 다른 땅을 토지주택공사에 제공한 뒤 송현동 땅을 넘겨받는 것이다.
송현동 땅 매매계약은 서울시와 토지주택공사 사이 교환할 시유지가 정해진 뒤 이행하도록 해 교환 시유지 결정이 먼저라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송현동 땅 가격을 놓고 서울시와 대한항공이 합의하더라도 서울시는 토지주택공사에 내어줄 시유지를 결정해야 송현동 땅을 들고올 수 있다.
대한항공도 송현동 땅 가격 책정과 무관하게 토지주택공사와 매매계약이 체결돼야만 대금을 받을 수 있다. 결국 서울시가 교환 시유지를 빨리 정해야 조정 참여 당사자들이 원하는 바를 충족할 수 있다.
서울시는 앞서 마포구 상암동 서부운전면허시험장 부지를 토지주택공사에 주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마포구 등 지역사회가 반발해 취소됐다.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부지가 대체 후보로 거론됐으나 최근 공시가격 크게 상승해 송현동 땅과는 비교하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종로구 48-9번지 일대 3만7천141.6㎡에 이르는 송현동 땅은 광복 뒤 1997년까지 주한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였다. 땅 주인은 정부와 삼성생명을 거쳐 2008년 대한항공으로 바뀌었다.
대한항공은 한옥 호텔과 문화융합복합센터 등 건립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서울시는 2020년 초부터 공원화를 추진하고 있다. 송현동 땅은 최근 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품을 전시할 가칭 '이건희 기증관' 후보지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