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 />공인의 말은 무겁다. 하물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처럼 한국 사회에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사람의 말은 무거움에다 천금 같은 귀중함이 더해진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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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공익재단은 2월25일 삼성SDI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 3천억 원어치를 매입했다. 이날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SDI가 보유하던 삼성물산 주식 2천억 원어치를 사들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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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 align=center><table cellspacing="0" cellpadding="0" width="320" align="right" border="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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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align="center"><img border="1" alt="삼성생명공익재단의 삼성물산 주식 취득이 주는 씁쓸함" class='lazyload' data-src="https://www.businesspost.co.kr/news/photo/201603/24280_35867_5250.jpg" /></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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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id="font_imgdown_35867" class="view_r_caption align=" colspan="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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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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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삼성물산의 주식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사들인 것은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우호지분을 확보한 것이나 마찬가지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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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가 삼성물산 주식을 팔아야 했던 이유는 지난해 9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서 새로운 순환출자 고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 순환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나서 삼성물산의 주식을 매입한 것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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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주식이 대거 시장에 나올 경우 던질 충격 등을 감안하면 한편으로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며 했던 말을 생각하면 안타까움이 크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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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앞으로 경영권 지배나 행사를 위해 재단이 계열사 주식을 추가로 취득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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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이 삼성그룹을 편법으로 승계할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약속’이었을 것이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당시 공식자료를 통해 “상속 관련 세금은 법이 정하는 대로 투명하고 당당하게 납부한다는 것이 이재용 부회장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설명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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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결과적으로 이 부회장이 천금 같이 무거운 말을 어긴 꼴이 됐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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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는 “이 부회장을 위한 무리한 합병이 신규 순환출자 형성으로 이어지고 법을 위반하게 되자 공익재단의 자금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 삼성물산 주식 매각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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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혁연대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이기 위해 사용한 현금 3천억 원의 출처를 놓고도 문제를 제기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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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병철 회장의 넷째사위인 이종기 삼성화재 회장이 2006년 10월 일본의 한 호텔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종기 회장 사후 2개월이 지나 갑자기 ‘그동안 아무도 모르게 보유해 왔던 삼성생명 주식 4.7%(936만주)를 삼성생명공익재단에 기부한다’는 유서가 나왔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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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재단은 이 주식 가운데 500만주를 2014년 6월20일 매각해 현금 5천억 원을 장만했다. 이 돈 가운데 3천억 원이 이번 삼성물산 주식 매입에 사용됐다고 경제개혁연대는 주장한다. <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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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철 회장의 차명주식이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에 활용됐다는 의혹인 셈이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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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문제는 이종기 회장이 기부한 주식이 이건희 회장의 불법재산 승계에 활용됐던 차명주식이라는 것”이라며 “삼성 특검은 이종기 회장의 주식을 차명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 전형적인 부실수사임이 나중에 밝혀졌다”고 지적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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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소장은 “결과적으로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돈 자체가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라며 “삼성그룹이 이 부회장 시대는 과거와 달라졌다는 메시지를 줘야 하는데 아직 그런 의지가 확고하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b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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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언젠가 “재벌은 총수와 관련된 일에 관해서는 이성을 잃는 집단”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이 삼성물산 주식을 사들인 사실을 보면서 이 말이 다시 떠오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