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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르노삼성차 임금협상에서 강경 고수, 시뇨라 무얼 믿나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1-07-27 17: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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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노조와 재개한 2년치 임금협상에서 노조의 인상 요구를 크게 고려하지 않는 듯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노조의 파업에 따라 유럽 수출물량 확보에 미칠 악영향보다 기본급 인상에 따른 고정비 상승에 더욱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풀이된다.
 
[오늘Who] 르노삼성차 임금협상에서 강경 고수, 시뇨라 무얼 믿나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대표이사 사장.

27일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28일 회사와 12차 본교섭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이전과 다른 전향적 제시안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애초 르노삼성차 노사가 기대했던 여름휴가 이전 통합교섭 타결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26일 정회를 선언한 11차 본교섭을 이날 오후 1시부터 이어갔지만 노사 이견이 크다는 점만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 내부에선 이미 26일 회사의 제시안이 지난 4월 당시 협상 제시안과 비슷한 수준에 불과하다는 시선이 많다.

르노삼성차 노조에 따르면 26일 회사 제시안의 주요 내용은 2020년과 2021년 통합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동결을 뼈대로 2년치 성과급으로 모두 800만 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4월29일 처음 제시안에선 기본급 동결에 2년치 성과급 500만 원 지급이 제시됐다. 26일 제시안은 성과급에서만 300만 원이 인상됐다.

노조가 2020년 요구사항으로 확정한 기본급 7만1687원 인상, 격려금 700만 원 지급 등과 비교해도 2년치 교섭 수준에 비춰보면 노사 눈높이 차이가 여전히 크다.

노조에선 26일 제시안에 담긴 성과급도 기존 제시안과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제시안에 포함된 성과급 인상분 가운데 기존에 고정적으로 지급하던 항목이 포함된 데다 유럽 수출 10만 대를 달성해야 받을 수 있다는 조건도 들어 있다. 

더구나 올해 부산공장의 생산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차 5일치를 반납하라는 회사의 요구가 포함돼 있어 이를 모두 고려하면 26일 제시안에 포함된 성과급은 기존 제시안 500만 원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특히 교섭의 최종 책임자인 시뇨라 사장이 프랑스로 현재 출국했다는 점도 교섭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대목으로 꼽힌다.

노조에 따르면 시뇨라 사장은 수일 전에 프랑스로 떠나 현재 한국에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물론 르노삼성차 노무담당 임원이 시뇨라 사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노조 집행부와 임금교섭을 진행하고 있지만 사실상 르노삼성차 최종 의사결정자는 시뇨라 사장이다. 최고 의사결정자가 없는 만큼 르노삼성차의 임금교섭도 더욱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시뇨라 사장으로서는 노조가 파업에 나선다고 해도 유럽 수출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진행된 노조의 파업에서 참여율이 낮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올해 3월12일부터 확대 간부 등 49명이 참여하는 지명파업을 벌인 뒤 4월부터 본격적 파업을 진행했다. 4월16일 당시 4시간 부분파업을 시작으로 21일부터 23일까지는 전면파업을 이어갔다.

이에 회사가 파업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이유로 5월4일에 부분직장폐쇄를 선언했고 노조는 무기한 총파업으로 맞섰다.

이 기간에 회사에선 평균 파업참석률을 25%로, 근로 희망자들을 대상으로 공장을 가동하며 평소보다 생산량이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기존 예상보다는 생산 타격이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더구나 르노삼성차가 이미 비정규직으로 정규직 자리를 일부 메우고 있는 만큼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 공백이 크지 않다는 계산이 깔려있다는 시선도 있다.

르노삼성차 내 소수노조인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 르노삼성자동차지회는 올해 5월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하면서 정규직의 빈자리를 비정규직으로 채우고 있다”며 “회사가 노조와 임단협 교섭 중인데도 채용 웹사이트에 비정규직 채용공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부산지방노동청에서도 올해 4월12일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 불법파견이 있다고 확인해 시정하도록 권고하기도 했다.

특히 6월부터 르노삼성차의 XM3가 유럽 28개국가에서 판매를 본격화 했다는 점에서 기존보다 생산 안정화 문제는 더욱 중요해졌다. 

하지만 시뇨라 사장은 생산 안정화의 핵심인 노사교섭에서 이전과 변함없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이 노조의 비정규직 확대 주장에 설득력을 더한다.

르노그룹은 6월부터 XM3의 유럽 론칭 국가를 기존 4개에서 28개로 확대하고 하이브리드모델의 판매도 시작했다. 

그 결과 판매 국가를 확대한 첫달인 6월 XM3 수출 물량은 7679대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80.8% 늘어났다.

시뇨라 사장의 올해 최대 과제가 유럽에서 성공적 XM3 안착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앞으로 적기공급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런데도 노조와 교섭에서 전향적 제시안을 내놓지 않는 것은 고정비 증가에 대한 부담을 더 크게 보는 때문으로 분석된다. 회사의 26일 제시안은 기본급이 퇴직금뿐 아니라 잔업 및 특근 등의 각종 수단에 기준이 되는 만큼 동결을 통해 고정비 상승을 최대한 피하겠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해석됐다.

르노그룹은 올해 1월 중장기 경영방침으로 판매 중심에서 수익성을 강화하는 '르놀루션'을 발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은 라틴아메리카, 인도등과 함께 수익성을 강화해야하는 지역으로 꼽힌 만큼 시뇨라 사장으로선 본사의 경영 방침을 벗어나기 쉽지 않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도 올해 2월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산 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며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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