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좋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하려면 무엇보다 속이 편하고 몸의 어디에도 통증이 없어야 한다.
▲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기상한 뒤 어깨결림, 부종, 속쓰림 또는 복부팽만감을 느낀다면 소화가 덜 된 채로 잠에 들었다는 증거다.
깨질듯한 두통이나 머리에 모자를 쓴 것 같은 무거운 느낌, 또는 뿌옇게 안개가 낀 것 같이 명쾌하지 않은 기분이 든다면 장내 독소들이 제대로 해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부스스한 얼굴을 바꾸려면 아침과 저녁의 식사 루틴을 점검해야 한다.
종일 업무에 쫓겨 하루를 보낸 뒤 긴장감 없이 맞이하는 저녁에는 포만감있는 식사를 선택하기 마련이다. 직장인들의 회식자리에 술이 빠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요즘 같은 코로나19시대 재택근무가 주를 이루는 환경은 리더들에게 더욱 긴장의 끈을 놓기 어렵게 만든다. 낮밤의 리듬이 깨지거나 주거공간과 업무공간의 구별이 모호해지기도 한다.
사회적 자아로 대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흐트러짐이 덜한 회사생활과 달리 재택근무의 느슨함은 또다른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식사시간은 오히려 더 불규칙해지기 쉽고 취침시간은 뒤로 밀리기 쉽다. 자연스럽게 건강은 악화되고, 짜증도 늘어난다.
업무환경에 영향받지 않고 스스로의 건강을 챙길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 효과적 방법은 매일의 식사시간과 취침시간을 미리 정해놓고 규칙적인 리듬으로 생활하는 것이다.
특히 저녁식사는 취침 전 5시간에 마쳐야 위와 소장에서 음식물들이 제대로 분해되어 취침에 방해가 되지 않는 컨디션을 제공해준다. 야식을 즐기거나, 알코올을 곁들이는 루틴을 지니고 있다면 고지혈증,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등의 대사성 질환자가 될 수 있다.
반면 야식의 유혹 대신 가벼운 산책 후 이완을 위한 명상시간을 마련하는 사람들의 루틴은 반복할수록 안정적 건강상태를 안겨준다. 굳이 명상을 하지 않더라도 전자기기에서 벗어나 뒹굴뒹굴 멍때리는 시간을 보내도 좋다.
아침식사 시간도 줗요하다.
당신은 매일 아침식사를 몇 시에 하는가? 아침식사 시간을 정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출근시간 또는 아이들의 등교시간? 조식미팅이 잡히는 시간이 기준일까?
건강을 위해서라면, 어젯밤 마지막으로 식사한 시간으로부터 12시간 이후에 아침식사를 해야 한다. 영어로 아침식사를 의미하는 ‘Breakfast(Break 멈춘다 + fast 단식한다)’는 단식을 멈춘다, 즉 저녁식사 뒤 긴 공복상태를 지난 뒤 찾아오는 첫 번째 식사라는 의미다.
하루 24시간 중 태양이 떠오르는 양(陽)의 12시간과 태양이 지고난 뒤 음(陰)의 12시간의 구조를 이해해야 한다. 태양이 쉴 때, 당신도 쉬어야 한다. 가장 좋은 쉼은 음식을 멈추고 숙면을 취하는 것이다. 8시간의 수면과 4시간 동안 소화기관에 휴식을 주는 것을 생활 루틴으로 지닌 리더는 활력을 잃지 않는다.
태양이 떠오르는 12시간 동안은 편하게 먹어도 된다. 세 끼도 괜찮다. 아침식사가 부담스러운 사람이라면 조식 폐지를 예찬하는 니시 가츠오 선생의 자연의학 이론을 따라도 좋다.
인체장부 기능은 아침에 해독을 가장 활성화한다. 체내 독소 배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해독을 위해 일하는 장부에게 다른 일을 시키지 않는 것이다. 아침을 안 먹는 사람들일수록 소변 내 독소 배출량이 높다.
다만 아침부터 뇌를 혹사시키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오랫동안 아침식사를 꾸준히 챙겨먹어온 습관이 있다면 억지로 아침을 굶을 필요는 없다. 그저 부드럽게 조금 식사하길 권한다.
아침식사를 한다면 장내 미생물들을 위한 메뉴를 추천한다. 열심히 유산균을 먹어도 배변이 좋아지지 않는 이유는 당신이 유산균을 굶겼기 때문이다. 미생물을 건강하게 ‘키우는’ 먹이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들이다. 통곡물의 껍질부위, 온갖 채소들이 지닌 섬유질과 해조류가 장 운동을 활성화시키며, 장내 미생물 환경을 좋게 만든다.
아침식사를 바꾸면 배변이 좋아지고 쾌변 후 시작하는 하루는 더없이 상쾌하다. 낫또나 직접 발효시킨 두유 요거트, 쌀 요거트, 또는 천연발효식초에 울금가루를 곁들여 마시는 디톡스워터를 추천한다.
자연치유의 방식은 빠른 효과를 보기 어렵지만 매우 섬세하고 완전하게 균형을 잡아 면역력을 높이고 몸의 온갖 병증들을 다스려준다. 우리 몸은 자연이기 때문이다.
자연의 주기에 따라 먹고 배설하고 일하고 쉬고 잠을 자면 자연면역력이 증가하고 자질구레한 병치레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방송이나 인터넷에서 떠드는 건강정보들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당장 안 먹으면 금방 문제가 생길 것처럼 겁을 주지만 아무 때나 먹고 아무 때나 취하는 당신을 구원해줄 수는 없다.
건강한 리더가 되려면 적어도 아침식사와 저녁식사의 루틴을 지켜야 한다.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위와 간은 기뻐한다. 뭉친 어깨는 부드러워지고 깨질듯한 두통이 사라지고 뻐근한 뒷목이 편안해진다.
무엇보다 채우기에 앞서 먼저 비워야 한다. 비우는 시간이 충분할 때 비로소 채우는 것들이 효력을 발휘할 수 있다.
업무도 이처럼 비움과 채움의 균형을 잡아 긴장과 이완의 다이내믹한 리듬을 즐기면 어떨까?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이현주 기린한약국 원장. 한약학 박사. 하버드의대 Lifestyle Medicine Day to Day Certification 과정 및 Lifestyle Medicine Chef Coaching Certification 과정 수료. 코넬대 자연식물식영양학과정 수료. 오감테라피학교 대표. Meat Free Monday Korea 대표.
토털 헬스케어에 관심이 많아 환자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처방한다. 한약국을 찾는 분들에게 식단, 운동, 한약처방과 더불어 명상과 심리상담, 자연과의 교감 등으로 이루어진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