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 회장을 비롯해 SK그룹 고위임원의 퇴직금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최 회장은 고위임원과 일반 임직원 사이의 형평성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SK그룹은 설명했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3월18일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임원 퇴직금 산정기준을 개편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처리한다고 26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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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고위임원 퇴직금 줄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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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 |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도 주총에서 같은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SK그룹의 나머지 계열사도 임원 퇴직금 산정기준 개편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SK에 따르면 이번 정관변경 안건은 임원에게 지급되는 퇴직금 지급률 산정 기준 최대치를 현재 연봉의 60%에서 40%로 줄이는 것을 뼈대로 한다.
따라서 현재 임원에게 지급되는 급여에 변동이 없을 경우 퇴직금 적립액이 현재보다 최대 3분의 1까지 줄어들게 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회장단과 부회장단, 사장과 부사장 등 고위임원이 모두 적용 대상자다.
SK는 “고위임원이 퇴직할 때 일반 임직원보다 과도하게 많은 퇴직금을 받는다는 비판여론을 의식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며 “최태원 회장이 의지를 지니고 직접 추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이 일반 임직원의 사기를 높이기 위해 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는 모범선례를 남기게 됐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회장은 지난해 연말 SK그룹 계열사 임직원들이 지역상권을 살리기 위해 재래시장에서 송년회를 하기로 결정하자 이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 평화시장과 광장시장을 찾기도 했다”며 “고위 임원의 높은 퇴직금에 대한 반대 여론이 꾸준한 상황에서 최 회장이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 최 회장이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풀려난 데 이어 혼외자 스캔들로 사회적 구설수에 시달리자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SK는 25일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과반수가 사외이사로 구성된 ‘거버넌스 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 등 대외 이미지 재고에 최근 부쩍 공을 들이고 있다”며 “자칫 회장 개인에게 쏠린 비판적 여론을 회사의 이미지로 벗어나려 한다는 모양으로 비춰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