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는 바이오산업분야에서 기술 개발부터 임상실험, 의약품 생산까지 모든 산업활동을 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지역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국내 최대 바이오시밀러기업과 함께 관련 연구원, 대학 등 60여개 기관이 모여있다.
중기부는 K-바이오 랩허브 사업에는 산·학·연·병 협력 네트워크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인천시를 최종 후보지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는 재정 지원계획과 부지 무상제공 등을 포함한 사업계획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바이오 랩허브는 미국 보스턴의 바이오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랩센트럴’을 벤치마킹해 추진되고 있다.
랩센트럴은 2012년에 설립돼 지방자치단체인 메사추세스주정부와 기업들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는 비영리기관이다. 랩센트럴은 바이오벤처기업이 창업 초기에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어 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K-바이오 랩허브은 한 공간에서 실험부터 시제품 제작까지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이기도 하다. 창업자들에게는 공동실험실과 연구장비·입주공간을 제공하고 서로를 연결해 주는 네트워킹의 중심이 되기도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신약 개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국비 2500억 원과 지방비 850억 원 등 모두 3350억 원 이상의 예산이 2024년까지 투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앞서 중소기업벤처부는 5월12일부터 6월14일까지 K-바이오 랩허브 구축을 추진할 지방자치단체를 모집했다. 5일 진행된 1차 현장평가에서는 유치경쟁에 뛰어든 11개 시·도 가운데 대전, 인천, 충북, 경남, 전남이 서류와 현장평가를 통과했다.
현장평가에서는 정주 여건 등 부지 관련 사항과 바이오기업 협력모델 등이 주요 평가요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발표에 앞서 최종 현장평가가 이뤄졌다. 각 지자체별로 발표 15분, 질의응답 25분 등 총 40분 동안 K-바이오 랩허브 비전과 운영, 활용계획을 내놨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은 “최적의 입지를 후보지로 선정하기 위해 최고의 전문가로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며 “평가기준의 사전 공지 등 객관성과 공정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인천 송도는 산·학·연·병이 모두 집적돼 단일도시에서 기술 개발부터 임상, 생산까지 할 수 있는 국내 유일한 도시라는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바이오산업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는 중소·스타트업 기업 수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 시장은 그동안 인천의 K-바이오 랩허브 유치를 위해 정성을 쏟았다.
박 시장은 7일 보도자료를 통해 “K-바이오 랩허브의 구축모델인 미국 랩센트럴은 중앙정부의 지원과 민간주도 아래 자생적으로 성장한 도시다”며 “인천시에서도 민간주도로 바이오산업이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셀트리온이 인천의 갯벌을 육지로 바꿔 조성한 토지에 기반을 쌓고 이제 1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 됐다”며 “인천은 제2, 제3의 셀트리온이 자라날 수 있도록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 인천 송도 K-바이오랩허브 후보지 위치 및 예상 조감도. <중소기업벤처부>
강력한 경쟁상대였던 대전과 충북은 ‘지역균형발전’을 앞세웠지만 아쉬운 결과를 얻게 됐다. 대신 지역 내 바이오사업 추진에 더욱 힘을 기울이기로 했다.
대전시는 이날 결과를 두고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며 “‘대전형 바이오 랩허브’를 별도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애초 이 사업이 대전시가 정부에 제안하면서 추진됐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에 아쉬움이 더 큰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청 관계자는 연합뉴스를 통해 “이번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오송바이오밸리가 세계적 바이오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바이오 랩허브는 2021년 하반기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친 뒤 사업계획이 통과되면 2023~2024년 조성공사가 진행돼 2025년부터 본격 운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