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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 확보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보유현금에 삼성생명공익재단까지 활용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사들였다.
이 부회장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이번에 확보한 지분을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25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130만5천 주를 사들이기로 했다. 주당 15만3천 원으로 전체 매입규모는 1996억6500만 원이다.
이 부회장의 삼성물산 주식은 3267만4500주(지분 17.07%)로 늘어난다.
삼성SDI는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2월 말까지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 주식 중 500만 주를 처분해야 한다. 지난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순환출자 고리가 강화됐기 때문에 이 부분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은 “이 부회장이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대규모 주식매각에 따른 시장 부담을 최소화하고 소액주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삼성물산 지분 일부를 직접 매입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공익재단도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SDI로부터 3060억 원에 삼성물산 주식 200만 주를 매입한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의 이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이다.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보유현금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수익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 부회장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매입하는 주식을 포함해 이날 장을 마치고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을 통해 5백만 주의 주식을 모두 처분할 계획을 밝혔다. 주식을 처분하고 나면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은 4.73%에서 2.11%로 낮아진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도 전량 매입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302만4038주의 자사주를 주당 9980원, 모두 301억8천만 원에 인수한다.
이 부회장은 이전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이 없었으나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지분 약 1.54%를 확보해 주주에 올랐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자사주를 그룹 오너에게 매각해 경영 안정성을 높이고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그룹은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 인수는 회사의 자본과 현금을 동시에 늘려주기 때문에 유상증자와 유사한 효과를 낸다”며 “삼성엔지니어링을 지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당초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에 참여하기로 하고 삼성SDS 지분 일부를 팔아 3천여억 원의 현금을 마련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가 기대 이상으로 흥행하자 이 부회장은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았고 3천억 원의 실탄이 고스란히 남았다.
이 부회장은 3천억 원의 일부를 이번 지분 매입에 사용했다. 이 부회장은 나머지 700억 원가량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추가로 취득하는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