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중동 대형프로젝트의 복원에 촉각을 세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중동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해 본업인 플랜트사업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실적 확대는 물론 기업공개(IPO)를 앞둔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14일 건설과 증권업계 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면 40억 달러(약 4조4668억 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가 5월 복원돼 입찰일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지난해 12월 국제유가 하락과 코로나19 등으로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를 취소했지만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타자 이를 다시 추진하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사장은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가 복원되면서 관련 수주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에서 가장 규모가 큰 패키지2(15억 달러)와 패키지3(5억 달러)에 입찰했다.
특히 패키지2는 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이탈리아 건설회사 사이펜 컨소시엄에 각각 참여해 이중 입찰했을 정도로 김 사장의 수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자프라 가스전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하면 본업인 플랜트사업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는 계기로 삼을 수도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기술력을 갖춘 국내 대표 플랜트 건설회사로 손꼽힌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해외 플랜트 발주가 위축되자 안정적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 주택사업 수주를 늘리면서 해외 플랜트 수주는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해외건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은 2018~2019년 해외수주 2위에 올랐지만 2020년 6위로 내려온 뒤 올해는 14일 기준으로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적에서도 1분기 기준으로 건축주택부문(43.3%)과 플랜트인프라(45.5%)부문이 비슷한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는 삼성엔지니어링, GS건설 등 국내 플랜트 강자를 포함해 일본, 유럽, 중국, 인도 플랜트 건설회사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사장으로서는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사업 경쟁력이 건재함을 입증할 수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은 화공플랜트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을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도 “글로벌 엔지니어링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디뎌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대형플랜트 수주를 확보하면 기업공개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밖에 없다.
현대엔지니어링은 5월 2조7천억 원 규모의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올해 계약을 앞두고 있다.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까지 수주한다면 중소프로젝트를 더해 올해 플랜트사업에서만 5조 원이 넘는 수주를 확보하며 경쟁력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에서 우량기업 심사간소화 제도인 패스트트랙을 활용하면 10월 상장도 가능하다는 시선이 나올 정도로 기업공개가 빠른 속도로 추진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자푸라 가스전 프로젝트 입찰 여부를 놓고 말을 아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회사 전략상 개별 프로젝트 입찰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폴란드 PKN 프로젝트는 올해 안에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