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효성그룹 등 국내 주요 수소산업 관련 대표주자들이 수소기업협의체를 만들기로 뜻을 모으며 한국 수소에너지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수소기업협의체에는 최 회장을 비롯해 그룹 차원의 투자, 신사업 전개 등에 의사결정권을 지닌 최고경영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만큼 실질적 사업 협력과 생태계 구축을 위한 투자가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SK그룹은 국내 수소에너지시장에서 수소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등 전반적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수소차를 만드는 현대차, 수소 생산 위주인 포스코 등과 협업에서 얻을 사업적 이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에너지시장은 아직 태동기라고 볼 수 있는 만큼 관련 산업 생태계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규모로는 사업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기업들이 수소산업 활성화에 힘을 모으기로 한 의미가 더욱 큰 것으로 평가된다.
최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직하고 있는 데다 오너 3세, 4세로 넘어간 그룹 총수들 사이에서도 리더 역할을 해오고 있는 만큼 수소기업협의체 안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공산이 크다.
이는 SK가 한국 수소에너지 생태계를 선도하는 사업자로 시장을 선점하는 데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겨냥하고 있는 수소에너지 인프라분야는 한국 수소산업 가운데 가장 미흡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국내에서도 수소차 보급 등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고 수소연료전지발전 등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과 기업들이 많다. 하지만 이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수소에너지 생산과 유통 관련 인프라는 여전히 미흡한 상황에 놓여 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수소사업 처음부터 한국의 수소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석유와 가스 등을 들여와 정제하고 생산, 공급한 것처럼 똑같이 수소에너지를 만들어 공급하고 유통하겠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SK그룹 에너지사업 계열사들은 생산기지와 충전소, 주유소 등 기존 인프라를 바탕으로 수소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으며 관련 기관 및 기업들과 수소 관련 기술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K가스는 환경부와 도심 수소충전소 확대사업에 나서고 롯데케미칼과 수소 생산부터 충전소와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을 펼칠 합작회사도 세운다.
SKE&S는 액화천연가스에서 블루수소를 추출해 생산하고 액화수소드론 개발에도 나선다.
지주회사 SK는 2025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 수소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등 수소사업에 모두 18조5천억 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을 세워뒀다. 아울러 수소 관련 원천기술 경쟁력 확보에도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수소에너지사업은 최 회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철학과도 맥을 같이 한다.
최 회장은 올해 대한상의 회장을 맡으면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강조하고 있는데 수소에너지사업으로 SK그룹 에너지사업 체질을 친환경으로 전환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수소에너지는 발전설비를 만들고 전력에너지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대표적 친환경에너지로 꼽히는 태양광, 풍력에너지보다도 더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가 차원에서도 수소에너지 생태계 활성화는 에너지자원 해외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은 석유나 석탄 등 에너지자원이 나지 않아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수소에너지는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최 회장은 10일 경기 화성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수소기업협의체 설립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국내 수소산업을 육성하고 성장을 이끌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수소산업이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글로벌 수소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앞서 3월 열린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수소경제위원회에서 “수소는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에 소요되는 부지 면적이 작아 한국 환경에 적합한 친환경에너지”라며 “SK가 대한민국 수소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