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지은 아워홈 신임 대표이사가 5년 만에 아워홈 경영에 복귀한다.
구 대표는 구본성 부회장이 경영자로서의 자질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다시 경영능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게 됐는데 후계자의 입지도 되찾을지 주목된다.
4일 아워홈 이사회를 거쳐
구지은 대표가 경영에 복귀하면서 아워홈의 경영 개선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 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최근 몇 년 동안 아워홈은 과거의 좋은 전통과 철학을 무시하는 경영을 해왔다”며 “신임 대표로서 아워홈을 빠르게 되살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 세계적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특히 아워홈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수도 있어 보인다.
아워홈이 상장되면 기업 정보가 공개되는 만큼 투명성을 확보하고 기업의 신뢰도도 높일 수 있다.
구본성 부회장은 본인을 포함한 이사 보수한도를 늘리고 이사 보수한도를 초과해 사용하면서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정기 주주총회 관련 법이나 정관을 무시해 주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아워홈은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지 않아 4일 이날까지도 2020년도 회계보고서가 나오지 않았다.
아워홈은 사업을 다각화할 필요가 크다는 점도 기업공개 추진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아워홈은 기업과 병원 등의 급식과 호텔, 리조트 등의 외식 브랜드에 식자재를 공급하는 사업으로만 전체 매출의 80%를 내는데 지난해 코로나19로 급식이 중단되고 외식시장이 위축되면서 사업에 큰 타격을 받았다.
아워홈에 따르면 2020년에 코로나19로 타격을 받아 2019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구 대표는 특히 외식사업에서 경험과 역량을 갖춘 만큼 이 분야에서 아워홈의 새 성장동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 구매물류사업부장으로 입사한 뒤 외식사업부문에서 경영수업을 받았으며 아워홈이 고급식당을 포함해 버거전문점인 버거헌터, 한식당인 손수헌, 푸드코트인 푸드엠파이어 등 50여 개 외식매장 브랜드를 내놓는 과정에서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까지는 ‘사보텐’, ‘타코벨’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외식기업 캘리스코 대표를 지냈다.
식품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아워홈 경영에 복귀하면서 구본성 부회장을 제치고 승계구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우선 구본성 부회장이 최근 '보복운전' 논란으로 품위를 크게 실추했고 첫째 언니 구미현씨와 둘째언니 구명진씨와 손을 잡는다면 구본성 부회장을 충분히 견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본성 부회장은 아워홈의 최대주주로 지분 38.6%를 들고 있지만 구 대표와 구미현씨, 구명진씨의 지분을 모두 더하면 지분율은 59.6%로 구 부회장보다 앞선다.
장녀 구미현씨는 2017년 주주총회에서 구 대표가 신청한 이사 추가 선임건에서 아버지인 구자학 회장의 뜻에 따라 구본성 부회장의 손을 들어준 적도 있지만 4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구 대표의 편에서 구본성 부회장의 해임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차녀인 구명진씨는 구 대표에 이어 캘리스코 대표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때문인지 이미 자매들 사이 연합관계가 구축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구 대표는 2004년 아워홈에 입사한 뒤 4남매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에 참여하면서 사실상 후계자로 지위를 굳혀왔는데 구본성 부회장이 2016년 아워홈 경영에 등장하면서 경영권 승계에서 밀리게 됐다.
구 대표는 2016년 5월 아워홈 부사장을 내려놓고 캘리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아워홈은 구인회 LG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구자학 회장이 세운 회사로 2000년 LG그룹에서 분리됐다.
구 회장은 모두 1남3녀를 두고 있는데 이들이 아워홈 지분 98.2%를 나눠 들고 있다. 아워홈 주주를 살펴보면 구본성(장남) 38.6%, 구미현(첫째딸) 19.3%, 구명진(둘째딸) 19.6%,
구지은(셋째딸) 20.7%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