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카페에 설치된 클로이 바리스타봇이 직원에게 커피를 건네주고 있다. < LG전자 유튜브 갈무리 > |
LG전자가 스마트폰사업을 접는 대신 로봇사업을 통해 IT기업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산업으로 각광받는 로봇사업에서 실적 증가의 새 전기를 마련하고 IT기업으로서 명성을 드높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LG전자에 따르면 현재 호텔, 병원 식품음료(F&B) 등 3개 분야에 관한 기업 사이 거래(B2B)용 서비스로봇 솔루션을 운영하고 있다.
LG전자 로봇에는 ‘클로이(CLOi)’라는 브랜드가 붙는다. 똑똑하면서도(Clever) 친근한(CLose) 인공지능 로봇(Operating Intelligence)이라는 뜻이다.
클로이 로봇의 종류는 다양하다. 특정 장소를 안내하는 클로이 가이드봇, 서랍에 물건을 담아 나르는 클로이 서브봇, 커피를 내리는 클로이 바리스타봇, 요리를 만들어주는 클로이 셰프봇 등이 개발됐다.
LG전자는 2018년 초 클로이 브랜드를 내놓은 뒤 로봇의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의료법인 이원의료재단과 경기도 고양 국립암센터, 경기도 곤지암리조트, CJ푸드빌이 운영하는 일부 레스토랑 등 국내 여러 사업장에 LG로봇이 운영되고 있다.
LG전자 로봇사업의 영토를 조만간 미국으로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미국 법인은 26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클로이 살균봇(클로이 UV봇)의 실사용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로봇이 자율주행기술을 기반으로 먼저 실내구조를 파악한 뒤 양쪽에 달린 자외선램프를 켜고 살균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LG전자 미국 법인은 “새로운 클로이 로봇은 작동하기 쉽게 설계됐다”며 “고강도의 직원교육을 시행하거나 전문가를 동원하지 않아도 기존에 확립된 청소 패턴에 함께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소비자 환경에 맞는 맞춤형 로봇을 개발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LG전자는 앞서 해외에서 선보였던 잔디깎이로봇을 한국 잔디에 최적화하기 위해 체험고객(베타테스터) 50명을 모집한다고 30일 밝혔다. 체험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올해 안에 한국형 잔디깎이로봇을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LG전자 서비스로봇 클로이 살균봇이 실내를 소독하고 있다. < LG전자 미국법인 유튜브 갈무리 > |
LG전자는 이처럼 로봇사업을 육성해 IT 분야에서 스마트폰을 대신할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4월 실적 부진을 이유로 스마트폰사업에서 철수하기로 했다. 전자업계 안팎에서는 스마트폰이 IT서비스 중심 기기라는 점에서 LG전자의 IT산업 역량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LG전자는 오히려 차세대 먹거리인 로봇을 통해 인공지능, 자율주행, 음성인식 등 첨단기술의 고도화에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LG전자 로봇사업의 규모는 스마트폰사업과 비교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LG전자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각 사업부문의 주요 생산 및 판매제품 유형에는 로봇이 포함되지 않는다. 로봇사업에서 의미있는 수준의 실적이 나오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로봇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최근 서비스로봇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데다 사업자가 로봇을 판매한 뒤에도 통신과 관리시스템 등 관련 솔루션을 유지보수하며 지속해서 실적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로봇유망·신직업 기초조사 분석’ 보고서를 통해 “인간지능과 결합한 지능형 로봇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로봇의 경우 하드웨어를 일회성으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유지보수 및 관련 서비스 연계를 통해 추가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세계 서비스로봇시장은 2018년 128억8200만 달러 규모에서 2022년 495억3600만 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