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막내아들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 상무가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입지를 마련할 수 있을까?
김동선 상무가 한화에너지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계열사를 옮긴 것을 놓고 재계에서는 한화그룹 승계구도와 무관하지 않다고 바라본다.
김승연 회장이 올해 초 한화와 한화솔루션, 한화건설의 임원을 맡으며 경영일선에 복귀한 만큼 한화그룹 내 김동선 상무의 자리 잡기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김동선 상무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새 둥지를 틀면서 애초 시장의 예상대로 한화그룹에서 건설과 리조트사업을 이끌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호텔과 리조트사업은 김동선 상무가 한화그룹에서 가장 오랜 기간 일했던 건설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건설사들은 최근 단순시공뿐 아니라 부지 선정부터 매입, 개발까지 총괄하는 디벨로퍼(개발)사업을 키우고 있는데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산업은 디벨로퍼사업이 활발히 일어나는 곳으로 꼽힌다.
김동선 상무는 지난해 귀국 뒤 사모펀드인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를 거쳐 연말 한화에너지에 새 둥지를 틀었는데 이때도 디벨로퍼 등 투자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최근 사업재편에 힘을 주는 점도 김동선 상무와 관련해 주목된다.
김동선 상무는 5월 중순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 옮겼는데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들어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11일 이사회에서 한화그룹의 부동산관리업체인 한화에스테이트와 합병을 의결했다. 한화에스테이트는 한화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4일 이사회에서는 외식서비스사업을 하는 F&B사업부문의 물적 분할도 결정했다. 이에 따라 F&B사업부는 ‘더테이스터블(가칭)’로 7월 새 출발한다.
김동선 상무는 2017년 사회적 물의를 빚고 한화건설을 떠난 만큼 한화건설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대내외적으로 경영역량을 인정받는 일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영업손실을 내는 등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사업재편을 통해 실적이 개선된다면 향후 김동선 상무의 경영역량을 알리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셈이다.
김승연 회장이 올해 초 한화, 한화솔루션과 함께 한화건설 미등기 임원을 맡은 점도 김동선 상무의 그룹 내 역할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한화건설은 그룹 내에서 한화와 한화솔루션과 비교해 위상이 다소 약한 것으로 여겨지지만
김승연 회장은 7년 만에 경영복귀를 하는 계열사에 한화건설을 포함했다.
당시부터 재계에서는
김승연 회장이 한화건설을 더 키워 경영권 승계의 한 축을 완성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다.
김동선 상무를 향한
김승연 회장의 마음은 각별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빈소를 찾을 때 김동선 상무의 손을 꼭 잡아 김동선 상무의 한화그룹 복귀를 예고하기도 했다.
한화그룹에서 각각 태양광과 보험사업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리를 구축한 형들과 달리 김동선 상무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가운데 유일하게 그룹 내 자리를 잡지 못했다.
지난해 독일에서 돌아온 뒤 최근 1년 사이만 봐도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와 한화에너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등 회사를 다수 옮기며 여전히 길을 찾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동선 상무는 1989년 태어나 10대 시절부터 국가대표 승마선수로 활동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006년 12월4일 도하 승마클럽에서 열린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김동선 선수를 축하해주고 있다. <연합뉴스> |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 마장마술 단체전 선수로 출전해 3연속 금메달을 땄는데
김승연 회장은 경기장을 자주 찾았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동선 상무는 승마를 향한 애정과 잘하는 것을 통해 회사에 기여하고자 하는 자발적 의지로 계열사를 옮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승계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공식적 입장을 낸 적 없으나 시장에서는 애초부터 첫째아들인
김동관 한화 전략부문장 겸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방산과 화학, 둘째아들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 셋째아들인 김동선 상무는 건설과 리조트사업을 이끌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다.
김동선 상무가 2017년 술집 폭행사건으로 몸담고 있던 한화건설 떠나면서 상황이 달라졌지만 지난해 말 3년 만에 한화에너지로 한화그룹에 복귀하면서 다시 재계의 관심을 받았다.
김동선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 그룹장으로 승마사업을 총괄하며 레저분야 신사업개발을 맡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