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5-28 14: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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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이 정부의 철강 수급 안정을 위한 유통망 점검 및 공급 확대정책에 힘입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28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철강 및 원자재 수급 대응을 위해 국내 철강사들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놔 관련 기업이 사업기회를 더 넓게 잡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오치훈 대한제강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문종인 한국철강 대표이사 부사장.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철강 및 원자재 수급 대응을 위한 대책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는 △철강 공급물량 확대방안 △철강 유통현장 점검 계획 △건설업 및 중소기업 원자재 구매지원방안 △비축물자 지원현황 및 대응방안 등이 논의됐다.
이번 회의를 통해 철강사들의 여름 공장 보수일정을 연기하고 수출물량을 내수로 전환하도록 하며 총력생산체제를 통해 공급을 늘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에 더해 철강사들이 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관계부처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신속히 해소하기로 했다.
정부는 철강사들이 생산을 확대한다면 2021년 2분기에 철강제품 생산량이 1분기보다 철근은 22%(50만 톤가량), 후판 7.8%(16만6천 톤가량) 늘어날 것으로 봤다.
특히 철강제품은 2021년 들어 국내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의 수출정책 변화로 수입량이 줄어 국내 수급 불균형이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 수급 불균형은 세계적 현상이다.
중국은 5월1일 일부 고부가가치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의 철강제품에 관한 ‘수출 증치세’ 환급 폐지를 발표했다.
수출 증치세는 중국 철강사가 해외에 제품을 수출할 때 부과하는 부가가치세로 당분간 이를 환급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철강재 생산량을 내수로 돌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렇게 되면서 저가 중국산 철강재 수입 감소로 이어져 국내 철강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철강제품 가격은 각국 정부의 인프라투자에 더해 가전과 자동차 등 소비재 중심으로 실수요가 늘고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철강협회(WSA)는 앞서 4월 2021년 세계 철강수요가 2020년보다 5.8%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2020년 10월 전망보다 1.7%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최근 세계철강협회의 전망이 보수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의 상향 조정으로 보인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까지 중국의 철강수요를 견인하는 것은 인프라투자로 2020년 착공한 프로젝트가 올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새 프로젝트도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더해 중국 외 지역에서는 완성차를 중심으로 가파른 철강 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이 늘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탄소중립’이라는 기조 아래 노후화되고 경제성 없는 철강 생산설비가 정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전국 단위 철강 생산능력 전수조사 지시를 내렸다. 추가로 폐쇄할 수 있는 생산설비를 적발하고 생산능력의 감소를 유도하는 조치로 풀이된다.
유럽은 2005년까지 세계 철강 생산량의 17%를 차지했지만 2019년에는 8.4%까지 줄었다. 탄소배출권 관련 비용도 유럽 철강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탄소배출권 가격이 역대 최고치인 톤당 50유로를 돌파했다.
이런 흐름을 타고 철근을 주로 생산하는 대한제강과 한국철강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강은 1954년 부산에서 설립된 대한상사로 출발했다. 1950년대 전쟁 복구사업의 붐을 타고 철물 도매상에서 철강재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원재료인 철스크랩(폐철)으로 철근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2020년 6월 와이케이스틸을 인수하며 기존 150만 톤에서 260만 톤으로 생산능력이 늘었다. 업계 1위인 현대제철(330만 톤)과 2위인 동국제강(270만 톤)에 견줄만한 수준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철근 생산능력은 연 1150만 톤가량이다.
국내 아파트 분양시장이 2020년에 이어 올해도 호조를 보여 분양시장에 영향을 받는 철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국내 철근 유통가격은 수요가 늘고 있을 뿐아니라 재고도 충분하지 않아 2분기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톤당 100만 원을 넘어섰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2021년에 이어 2022년까지 역대급 철근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이다”며 “대한제강은 와이케이스틸 인수를 통해 가격 협상력도 높였다”고 봤다.
한국철강은 1957년 설립돼 경남 창원 공장에서 철근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2001년 동국제강그룹에서 계열분리된 뒤 이듬해 환영철강공업을 인수했고 2005년 영흥철강도 인수하며 사업을 키웠다.
2019년 10월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고 있던 단조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2020년에 사업정리를 마쳤다. 이 과정에서 170억 원가량의 비용이 들었다.
단조는 금속제료를 두들기거나 가압하는 기계적 방식으로 일정한 모양을 만드는 철강 공정 가운데 하나다. 이 공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단조강은 조선업과 기계산업의 수요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단조사업 중단에 따라 발생한 일시적 비용과 함께 기존 적자가 사라지고 업황이 개선되는 철근 사업만 하게 돼 한국철강의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