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와 위탁생산 계약을 통해 코로나19 백신의 완제공정을 담당하게 됐는데 향후 모더나 백신의 원액까지 위탁생산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구개발 담당조직을 운영해 고객사 제품의 생산 관련 기술지원 및 세포주 공정 연구개발(R&D)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구인력으로 박사급 45명, 석사급 165명의 전담인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3일 모더나와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 따라 올해 3분기부터는 백신 원액을 공급받아 유리병(바이알)의 무균충전, 라벨링, 포장 등을 진행한다.
이번 모더나와의 백신 위탁생산 계약은 존 림 사장이 목표로 내건 글로벌 종합바이오기업 도약의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존 림 사장은 3월19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2021년 새로운 미래를 향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종합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려 한다”며 “앞으로도 인간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과 자부심을 바탕으로 고객과 신뢰관계를 중시할 것이며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투자 확대 등을 통해 건강하고 투명성 있는 지속가능경영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년 동안 1160억 원을 생산·연구설비에 투자했다. 올해 들어서는 1분기에만 벌써 424억 원을 투자하는 등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투자 확대를 백신 원액 위탁생산을 위한 사전포석으로도 바라본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부분 항체치료제의 생산 공정으로 이뤄져 있어 메신저 리보핵산의 원액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추가적 공장설비 구축이 필요하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추가적 설비 구축을 한 뒤에는 원액 위탁생산도 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인천 송도에 있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3기를 운영하고 있다. 총 생산능력은 36만4천 리터로 글로벌 1위 위탁생산 기업이다. 2020년 기준 2위인 독일의 베링거인겔하임은 29만 리터, 3위인 스위스 론자는 25만 리터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11월 4공장을 착공해 2022년 하반기에 부분가동, 2023년에는 우수의약품제조관리 기준에 맞는 제품 생산을 할 수 있게 공장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4공장의 생산능력은 25만6천 리터에 이른다.
4공장이 완성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전체 생산능력은 62만 리터로 늘어나게 된다.
바이오업계에서는 정부가 글로벌 백신허브 기반을 구축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종합바이오기업 도약이라는 목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26일 서울대병원 의약연구센터에서 열린 제10차 혁신성장 BIG3 추진회의에서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 등 주요 코로나19 백신을 (국내 기업이) 위탁생산하는 등 우리나라가 세계의 백신허브로 떠오르고 있다”며 “글로벌 백신허브 도약의 기반을 구축하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존 림 사장은 앞서 1월에 열린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앞으로 다가올 10년에는 생산규모, 사업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을 동시에 확대하는 다각화된 사업확장을 통해 글로벌 종합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