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법원에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 감정기관 변경을 요청했다.

법원이 지정한 국립정신건강센터가 아닌 과거 조양래 회장이 치매 관련 치료를 받은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감정을 받아 논란의 여지를 차단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25일 조희경 이사장 언론대변인에 따르면 조 이사장측은 24일 서울가정법원에 감정기관을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변경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앞서 서울가정법원은 17일 국립정신건강센터를 감정기관으로 지정해 조양래 회장과 관련해 신체감정 촉탁 의뢰서를 보냈다.

조희경 이사장의 언론대변인은 “성년후견심판 청구는 법리적 판단에 앞서 의학적 판단이 매우 중요한 만큼 객관적이고 정밀한 검사가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 사안이다”며 “진료기록 만으로 감정을 하거나 단순 외래진료가 아닌 정밀 입원 감정을 통해 논란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과 관련해 이해관계가 복잡해 논란을 없애기 위해서는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심판 청구와 관련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과 조희원씨가 현재 참가인으로 신청했고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사장만 성년후견심판 청구에 반대하고 있다.

참가인은 성년후견 심판 청구자와 거의 동일하게 재판에 참여하는 자격이 부여된다.

조 이사장은 “가족 모두 권위 있는 기관에서 정밀감정을 받아 아버지의 건강과 관련한 의구심이 해소되기를 바라고 있다”며 “개인을 넘어 한국앤컴퍼니라는 기업과 더 나아가 국가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으로 논란의 여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는 국내 최고의 치매 전문가와 시설을 갖추고 있는 곳에서 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신체조사를 변경하면 과거 조양래 회장이 치매와 관련한 의무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고 봤다.

조 이사장은 “조양래 회장은 서울대병원에서 과거 치매(경도인지장애) 관련 초기 진료를 받았다”며 “분당 서울대병원은 그동안 (아버지가 진료를 받았던) 서울대병원의 의무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데다 정밀검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양래 회장의 성년후견 심판과 관련해서 법원은 병원의 신체 조사 이후 필요에 따라 심문을 재개해 다시 심문기일을 지정하거나 심문을 종결한 이후 추가적으로 소명자료를 요구할 수 있다.

심문이 끝나면 법원은 일정 기간 안에 후견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현재 코로나19 상황이지만 늦어도 올해 안에 1차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법원이 성년후견 개시가 필요하다고 결정하더라도 이 판단만으로는 지분매각을 되돌릴 수는 없다.

다만 성년후견 개시 심판결과를 근거로 지분매각 무효를 위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공산이 크다.

조희경 이사장은 2020년 7월 조양래 회장이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전량 매각한 것과 관련해 "자발적 의사에 따라 내린 결정인지 의학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조양래 회장은 앞서 2020년 6월29일 조현범 사장에게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지분 23.59%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형태로 넘겼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