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초대규모 인공지능을 국내 기업 최초로 선보였다.
초대규모 인공지능은 엄청난 규모의 데이터를 학습해 사람처럼 배우고 판단할 수 있는 고도의 인공지능시스템을 말한다.
▲ 네이버의 초대규모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 로고. <네이버> |
네이버는 25일 온라인으로 열린 ‘네이버 AI 나우’ 콘퍼런스를 통해 자체개발한 초대규모 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정석근 네이버 클로바CIC 대표는 “한국 인공지능기술이 글로벌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으려면 이미 공개된 기술을 활용하고 따라잡는 수준에 그칠 수 없다고 판단해 초대규모 인공지능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이퍼클로바는 앞서 오픈AI에서 내놓은 초대규모 인공지능인 GPT-3(1750억 개)보다 많은 파라미터(매개변수) 2040억 개 규모로 개발됐다.
파라미터는 인공지능 모델의 크기를 나타내는 단위다. 파라미터 수가 많을수록 인공지능이 더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이퍼클로바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한국어 초거대 언어모델이기도 하다. GPT-3과 비교하면 한국어 데이터를 6500배 이상 많이 학습했다.
GPT-3은 영어 중심으로 데이터 학습을 진행한 반면 하이퍼클로바는 전체 학습 데이터의 97%가 한국어였다.
네이버는 “영어 중심의 글로벌 인공지능모델과 달리 한국어에 최적화된 언어모델을 개발해 인공지능 주권을 확보하려는 의미를 담았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20년 10월 국내 기업 최초로 700페타플롭(PF) 성능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면서 대용량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췄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쌓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능력과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연구개발 역량도 하이퍼클로바를 개발하는 데 적용했다.
네이버는 앞으로 하이퍼클로바의 언어모델을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확장하기로 했다. 언어뿐 아니라 영상과 이미지 등도 이해하는 인공지능으로 발전하도록 뒷받침하기로 했다.
하이퍼클로바 기술은 네이버 서비스에도 적용한다.
앞서 6일부터 검색서비스에 하이퍼클로바를 적용해 사용자가 검색어를 잘못 입력하면 올바른 단어로 바꿔서 검색하거나 적절한 검색어를 추천하는 기능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과 창작자, 스타트업 등이 하이퍼클로바를 이용해 인공지능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하이퍼클로바 이용자는 간단한 설명과 예시를 제시하는 소수학습 방식을 통해 인공지능을 이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어도 관련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인공지능이 상품 판매를 도울 적절한 마케팅 문구를 자동으로 작성해 주거나 공부해야 하는 내용을 빠르게 요약해주는 일 등이 가능하게 된다.
정석근 대표는 “더욱 짧은 시간과 적은 자원을 사용해 이전에 상상만 했던 또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가능해지는 새 인공지능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하이퍼클로바를 통해 인공지능기술이 필요한 모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