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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전기차배터리 확보 복잡해져, 정의선 방정식 어떻게 푸나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1-05-21 16: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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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앞에 놓인 미국 전기차배터리 확보 방정식이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정 회장은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되는 전고체배터리를 내재화하기 전까지 국내 배터리3사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을 세웠는데 미국 주요 완성차업체는 국내 배터리업체를 향한 의존도를 점점 더 높이고 있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배터리 확보 복잡해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방정식 어떻게 푸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21일 포드가 SK이노베이션과 합작회사(JV)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미국 완성차시장 1위와 2위 업체가 모두 국내 배터리업체와 합작회사 형식으로 미국에서 전기차배터리를 조달하게 됐다.

미국 완성차시장 1위인 제너럴모터스(GM)는 LG에너지솔루션과 이미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미국 테네시주에 배터리공장을 짓고 있다.

미국 완성차시장 1, 2위 업체가 국내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 전기차시장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을 잡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제시하고 미국 전기차시장 육성에 힘을 싣고 있다.

국내 배터리업체는 상대적으로 앞선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는데 합작회사 설립은 미국 완성차회사들이 안정적으로 배터리 물량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정 회장도 마음이 급해질 수 있다.

정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기로 결정한 만큼 향후 배터리도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쓸 가능성이 높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도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현지 생산 배터리를 쓸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이 발효되면 완성차업체는 2025년까지 역내 조달비중을 75%로 올려야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만큼 관세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배터리를 역내에서 조달하는 것이 유리하다.

현대차그룹은 1, 2, 3차에 걸쳐 전용 플랫폼 E-GMP를 활용한 전기차에 탑재될 배터리업체를 미리 선정한 만큼 당장 2023년까지는 전용 전기차 배터리 물량에 크게 부담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완성차업체와 합작회사 외에도 자체공장을 미국에 보유하거나 짓고 있는데 여기서 물량을 받을 수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1차 물량은 SK이노베이션, 2차 물량은 LG에너지솔루션과 중국 CATL, 3차 물량은 SK이노베이션과 중국 CATL을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2023년 이후 생산하는 전기차가 될 수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상황을 고려할 때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전기차에 2, 3차 물량을 배정한 중국 CATL 배터리를 쓰는 일은 사실상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배터리를 쓴다면 LG에너지솔루션이나 SK이노베이션 제품일 가능성이 높은데 미국 전기차시장 성장속도에 따라 배터리 물량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

미국 전기차시장에서는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외에 유럽 폴크스바겐 등도 국내 배터리업체와 협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 미국 전기차배터리 확보 복잡해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5745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의선</a> 방정식 어떻게 푸나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 미국 미시간주 디어본 포드 본사에서 미국 전기차산업 육성 계획을 밝히고 있다. <포드>

정 회장으로서는 제너럴모터스나 포드처럼 국내업체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회사를 세우는 일은 부담이 커 보인다.

정 회장이 국내 배터리3사 가운데 어느 한 쪽과 미국에서 합작회사를 만드는 방식으로 손잡으면 다른 업체를 배제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물론 현대차그룹이 현재 인도네시아에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합작회사를 설립할 가능성이 지속해서 나오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는 이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진출해 있는 미국과 상황이 크게 다른 것으로 여겨진다.

정 회장은 전기차배터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지난해부터 삼성그룹, LG그룹, SK그룹 총수를 만나는 등 배터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바삐 움직였다.

정 회장은 2030년 전고체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기 전까지는 국내 배터리3사를 비롯한 해외 주요 배터리업체와 협력해 배터리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정 회장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진행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3사가 한국 기업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서로 잘 협력해 세계시장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국 투자계획은 방향성과 전체 투자규모만 나온 상황으로 어떤 전기차를 언제 생산할지를 포함해 구체적 투자계획은 여전히 검토 중이다”며 “미국 생산계획에 맞춰 배터리업체를 포함한 협력업체와 유기적으로 소통하며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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