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희 기자 sunnyday@businesspost.co.kr2021-05-21 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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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ECM(주식자본시장)조직을 개편하며 투자은행(IB)부문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존 사업기반이었던 위탁매매부문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주식자본시장으로 발을 넓히면 수수료수익 외에 위탁매매부문과의 시너지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 궈밍쩡 유안타증권 대표이사 사장.
21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기업공개(IPO)를 비롯한 주식자본시장 영업력 전반을 확대해 투자은행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최근 기업금융본부 산하에 있던 IPO1팀을 ECM 3개 팀으로 재편했다. IPO1팀은 ECM1팀으로 변경되고 ECM2팀과 ECM3팀이 신설됐다.
조직개편과 더불어 외부에서 투자은행부문 인력을 데려오기도 했다. 이재성 전 삼성증권 IPO(기업공개) 1팀장을 영입해 ECM3팀을 맡겼다.
3월에도 삼성증권에서 기업공개업무를 총괄하던 김병철 기업금융본부장을 영입해 기업금융팀과 ECM1,2,3팀 총괄업무를 맡겼다. 4월에는 신한금융투자에서 실무진 3명을 영입했다.
주식자본시장 업무는 외부 네트워크를 많이 지닌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소형 증권사인 유안타증권이 주식자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 삼성증권과 같은 대형증권사 출신 인재를 모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안타증권은 영업성과를 보고 주식자본시장부문 인력을 더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인력충원을 검토하고 있다"며 "앞으로 영업활동 추이를 보고 영업활동이 잘되면 충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재영입은 궈밍쩡 사장이 리테일 기반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공개 등 투자은행부문의 영업력 전반을 확대하기 위해 단행됐다.
유안타증권은 본래 투자중개 및 자산관리 등 리테일 고객기반을 다져온 증권사로 평가받는다.
유안타증권은 2020년 영업순수익 4790억 원을 내 2019년보다 약 1천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증시호황으로 투자중개부문이 영업순수익을 성장을 견인했다. 영업순수익은 영업수익에서 판관비를 제외한 영업비용을 뺀 금액이다. 증권사의 매출을 대신하는 개념으로 쓰이기도 한다.
투자중개부문의 영업순수익은 2020년 전체 영업순수익의 70.4%를 차지했는데 투자중개부문의 영업순수익은 2020년 3374억 원으로 2019년 1912과 비교해 76.5% 늘어났다.
그러나 투자중개부문은 위탁매매시장 경쟁 심화와 주식시장 호황 지속 여부 등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궈밍쩡 사장도 이 점을 고려해 투자은행부문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투자자를 포섭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유안타증권의 위탁매매시장 점유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8년 전체 위탁매매시장 점유율은 4.6%였으나 2019년 4.4%, 2020년 4.2%로 낮아졌다.
투자중개부문 실적을 뒷받침하는주식시장 호황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도 미지수다. 증권시장에서 투자자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2020년 1월 28조7189억 원에서 2021년 1월 68조172억 원으로 증가세를 보인 뒤 3개월째 감소해 2021년 4월 58조41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호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기 때문에 최근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수수료수익에 의존하기보다는 투자은행(IB)부문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
기업공개와 유상증자 등 주식자본시장 역량을 강화하면 위탁매매부문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공모주를 배정받기 위해서는 주관사의 증권계좌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증권사가 신규상장이나 유상증자를 진행할 때 개인투자자들의 계좌개설이 많아질 수 있다.
최근 기업공개를 진행한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 사례를 보면 공모주를 받기 위해 증권사의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이 늘어나자 주관사들이 20일 이내 복수계좌 제한을 풀기도 했다. 본인 계좌뿐만 아니라 미성년 자녀들의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줄을 선 고객들도 많았다.
유안타증권의 2020년 투자은행 영업순수익은 855억 원으로 전체 영업순수익의 17.8%를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