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가격이 꾸준히 오르고 있어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정부가 물가 인상 등을 우려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10일 한국전력 안팎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6월21일에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 등이 오르고 있고 한국전력이 3분기에는 전기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본다.
한국전력은 올해부터 전기생산에 들어간 연료비 연동분을 3개월 단위로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국제유가는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4월 국제유가는 1년 전과 비교해 208.6% 올랐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재 원자재 가격의 추세를 감안할 때 3분기와 4분기의 전기요금은 상승한도 안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국전력의 운영지침에 따르면 분기마다 전기요금 인상폭은 최대 1㎾h당 3원 안에서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다. 연간 전기요금 인상 폭은 최대 1KWh당 5원 안에서 인상하거나 인하할 수 있다.
한국전력이 신재생에너지발전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전기요금을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재생에너지발전 목표 설비용량 60GW 가운데 한국전력과 발전자회사의 목표 설비용량은 40GW다. 이를 위해 120조 원가량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연평균 현금창출 능력은 2030년까지 연평균 23조 원으로 필요한 투자비에 미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지속적으로 요금동결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전력이 전기요금을 인상하는 일이 쉽지 않을 수 있다.
정부가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코로나19에 따른 국민생활의 어려움을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앞서 2분기에 국제유가 상승으로 연료비 조정단가를 조정할 요인이 생겼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생활의 안정을 감안해 전기요금을 동결하는 결정을 내렸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상승하며 2017년 8월 이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국민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는 전기요금과 같은 공공요금 인상을 쉽게 결정할 수 없다.
게다가 대통령선거가 1년여 다가온 시점에서 민심이반을 불러올 전기요금 인상을 선택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지난해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한국전력 내부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에 따른 사회경제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의 재정투입이 늘어나면서 경제 활성화 또는 국민부담 경감을 위해 재정투입이 필요하지 않은 방법으로 공공기관을 압박해 요금 인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연료비 연동제는 아직 시행초기”며 “시장경제에 맞게 운용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