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허용되면 주가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있으나 증권가에서는 주식시장이 받을 충격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 5월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사진은 4월29일 서울시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연합뉴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갚아 차익을 실현하는 투자기법이다.
이번 공매도 재개는 약 1년2개월 만이다.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주가 급락을 막기 위해 지난해 3월16일부터 6개월 동안 공매도를 금지한 뒤 두 차례 연장했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첫날부터 공매도 재개 직전인 4월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7.70%, 87.68% 올랐다.
이 기간 증시가 빠르게 회복한 만큼 공매도 물량이 다시 나오면 그동안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최근 공매도 재개를 앞두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약세를 보였다.
4월27일부터 4월30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4일 연속 하락했다. 하락률은 각각 2.17%, 4.52%다. 공매도 재개대상인 코스피200과 코스피150 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31%, 6.15% 내렸다.
반면 증권가에서는 이번에 공매도 금지가 풀리면 종목별 단기 주가 변동은 불가피해도 전체 지수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재개가 개별 종목 및 업종, 더 나아가 국내 증시 전반에 단기 변동성 확대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하지만 증시 역사를 뒤돌아봤을 때 공매도가 시장의 방향성은 바꾸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매도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강세장 기조에 있는 한국 증시의 방향성은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로서는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빈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성장주, 바이오주,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은 종목을 위주로 고점 대비 주가 하락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주가의 함수인 실적이 상향 조정되는 상황에서 수급적 이유만으로 현재 추세적으로 우상향하는 주가지수의 방향성을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다"고 바라봤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고평가 및 주가 과열, 기관 순매수 상위 등에 해당하는 종목군은 공매도의 대상이 돼왔다"며 "공매도는 지수 측면의 영향력은 제한적이지만 펀더멘털과 밸류에이션 등의 잣대로 종목별 옥석가리기를 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과거 두 차례 공매도가 중단된 뒤 재개됐을 때도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약 8개월(2008년 10월~2009년 5월)의 공매도 금지가 종료된 뒤 코스피지수는 별다른 조정을 받지 않았다. 재개 첫날인 6월1일에 코스피 지수는 1.4% 상승했고 약 한달 동안 횡보세를 보이다 7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재개하면서 공매도 금지 이전인 1500선을 회복했다.
2011년 유럽재정위기 사태 이후 약 3개월(8월10일~11월9일) 공매도가 금지된 이후 재개시점인 11월10일 코스피지수는 5%가량 하락했다. 그 뒤 약 두 달 동안 1800~1900선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2012년 1월부터 다시 회복세를 보이며 2000선에 올라서 공매도 금지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코스닥지수는 2009년 공매도 재개 이후에는 하락했으나 2011년에는 뚜렷한 흐름을 나타내지 않았다. 2009년 공매도가 재개된 6월1일 코스닥 지수는 2% 상승했으나 이후 두 달가량 조정흐름을 보이며 8%가량 하락해 470선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그 뒤 같은해 8월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며 공매도 재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11년 11월10일 공매도 재개 당일 코스닥지수는 4%가량 급락했으나 이후에는 별다른 방향성을 보이지 않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