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구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사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했다. 신한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을 맡고 있다.
이 사장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부문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받게 됐다.
29일 조달청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재간접위탁운용사 선정 입찰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뽑혔다.
이번 위탁운용사 선정은 신한자산운용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 계약이 7월 만료되는 데 따른 것이다.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은 방사성폐기물 관리사업에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2009년부터 조성된 기금이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28일 입찰에 참여한 신한자산운용,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을 대상으로 위탁운용사 선정을 위해 프레젠테이션과 심사를 진행했다.
이번 위탁운용사 선정을 통해 위탁운용되는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규모가 1조3천억 원 수준인 만큼 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신한자산운용은 2018년부터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을 맡아 왔는데 위탁운용사 자리를 놓친다면 대표적 트랙레코드를 잃게 되는 만큼 평판에 타격이 불가피했다.
심사결과 신한자산운용은 종합평점 91.9579점으로 한화자산운용(91.1077점)과 KB자산운용(88.8553점)을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신한자산운용은 2025년 7월까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을 하위운용사에 배정 및 관리하는 위탁운용사 역할을 계속 맡게 된다.
이 사장은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사 자리를 지켜내는 데 성공하면서 신한자산운용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부문 경쟁력을 키우는 데 큰 힘을 얻게 됐다.
신한자산운용은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비해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신한자산운용은 2018년 3월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대표이사 직속으로 OCIO본부를 신설했다. 이후 2018년 6월 포항공과대 총괄자문사를 맡아 대학기금 운용에 나서는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을 아우르는 위탁운용 경험을 쌓았다.
이 사장도 외부위탁운용관리부문에 큰 관심을 내보였다.
이 사장은 2019년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OCIO본부 산하에 OCIO운용팀을 신설하고 인력을 보강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이후 2020년 4월 약 7천억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체투자 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냈고 이번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사 자리까지 지켜내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이 사장은 지난해 새로 OCIO본부를 맡은 장영규 본부장에게도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위탁운용사 지위를 지켜낼 것을 특별히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초 신한금융그룹이 신한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하고 회사이름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서 신한자산운용으로 변경한 직후에는 외부위탁운용관리부문 등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뜻을 보이기도 했다.
최근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이 금융투자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운용사 뿐만 아니라 증권사들까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공적기금 외에 대학기금과 민간기금 등으로 위탁운용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되면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 규모가 폭팔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기금 위탁운용사 자리를 따내면 외부위탁운용관리 시장에서 평판과 위상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앞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