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21-04-27 16: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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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이 27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현대 N데이’ 영상에서 코나N를 소개하고 있다. <현대차 유튜브 화면 캡쳐>
“그래요, 코나N이에요. (Yes, It’s KONA N.)”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은 27일 온라인으로 공개된 ‘현대 N데이’ 영상에 나와 코나N를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N은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인데 코나N은 N 브랜드의 첫 번째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인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어만 사장은 이날 코나N 소개 영상과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코나'와 'N'이 만나 N 브랜드가 SUV로 영역을 확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SUV는 전고(차량 높이)가 상대적으로 높아 고성능차의 주행성능을 구현하는 데 세단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비어만 사장은 시장 확대를 위해 공간성과 활용성 측면에서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SUV의 N 모델 출시를 결정했다. 이는 기술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한다.
비어만 사장은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N 브랜드가 다목적성을 지닌 SUV의 가치를 제공하기를 바랐다”며 “엔지니어들은 엔진과 DCT(듀얼클러치 변속기), 공력이나 독특한 전용 타이어 개발까지 코나N이 기존 N 브랜드 이상의 성능을 낼 수 있도록 멋진 역할을 해줬다”고 말했다.
고성능차는 아무래도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일부 마니아층을 주요 고객으로 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코나N을 통해 젊고 역동적 성향을 지닌 일반소비자로 목표고객층을 확대했다.
목표고객층을 넓힌 만큼 트랙주행 등에 필요한 고성능기능뿐 아니라 일반도로 주행을 위한 기능들도 다수 코나N에 탑재했다.
N 브랜드 최초로 스마트 크루즈컨트롤(SCC) 기능을 넣는 등 반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다수 탑재한 점이 대표적이다.
현대차는 코나N의 가격을 아직 공개하지 않았지만 시장 확대를 위해 개발 과정에서 가격적 측면까지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비어만 사장은 코나N을 전륜구동으로만 개발한 것과 관련해 “전륜구동은 사륜구동의 복잡함을 최소화하고 더 저렴한 가격으로 고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며 “스웨덴에서 직접 코나N을 시험해봤는데 눈길 위에서도 즐거운 주행성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코나N은 현대차가 국내에서 벨로스터N 이후 2번째로 출시하는 N 브랜드다. 해외에서도 i30N과 벨로스터N에 이어 3번째다.
현대차는 코나N을 시작으로 아반떼N 등 N 브랜드를 지속해서 출시할 계획을 세웠다. 코나와 아반떼 등은 벨로스터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현대차가 본격적으로 N 브랜드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고 볼 수 있다.
N 브랜드 확대는 현대차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BMW의 M,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들은 대부분 고성능 브랜드를 운영하며 브랜드의 전체적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틸 바텐베르크 N브랜드매니지먼트모터스포츠사업부장 사업부장 상무는 “자동차의 성능을 중시하는 마니아층은 대부분 매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지니고 있다”며 “현대차는 N을 통해 이러 브랜드 팔로워를 늘려 N 모델뿐 아니라 기본모델 판매 확대도 이끌겠다”고 말했다.
비어만 사장은 BMW에서 고성능 브랜드 M을 이끌었던 고성능차 전문가로 현대차의 고성능차 개발을 위해 2015년 현대차그룹에 영입됐다.
비어만 사장은 그해 독일에서 열린 ‘2015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N 브랜드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현대차의 고성능 브랜드 시작을 알렸는데 이번에는 코나N을 통해 N 브랜드의 본격적 확장을 알렸다.
▲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이 27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코나N 글로벌 공개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온라인 화면 캡쳐>
현대차가 N 브랜드의 고객층을 넓히겠다는 의지는 이날 공개한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에서도 잘 나타난다.
현대차는 N 브랜드의 새 슬로건을 ‘네버 저스트 드라이브(Never Just Drive)’로 정했다.
단순히 운전만 하지 말고 ‘운전의 즐거움(Fun to Drive)’을 통해 운전 그 이상의 재미를 추구하라는 뜻인데 기본적으로 운전을 자주 하는 일반소비자를 겨냥한 말처럼 들린다.
비어만 사장은 코나N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으로 코너링 기술을 꼽았다.
비어만 사장은 “코나N은 코너카빙 기술이 적용돼 코너를 돌 때 가속을 빨리해 코너링 주행에서 즐거움을 준다”며 “이 부분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코나N에는 ‘N 코너카빙 디퍼렌셜(E-LSD)’ 기술이 들어갔다. 현대차에 따르면 이 기술은 코너를 돌 때 감성적 사운드와 함께 안정적 승차감과 균형감을 제공하고 가속을 빠르게 도와준다.
현대차는 올해 여름 코나N을 국내와 유럽에 출시한 뒤 북미와 중남미 등으로 순차적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