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씨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했다.
윤여정씨는 25일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미국 영화 ‘미나리’의 순자 역할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순자는 미국으로 이민간 딸과 사위 부부의 아이를 돌봐주기 위해 한국에서 건너간 할머니로 나온다.
윤여정씨는 수상자로 이름이 불린 뒤 시상자인 미나리 제작자 겸 배우 브래드 피트에게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느냐”고 농담을 던지면서 분위기를 띄웠다.
윤씨는 “나는 이곳의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왔고 그곳에서 서양 TV 프로그램을 많이 봤다”며 “그 프로그램을 보기만 하다가 이 자리에 직접 서게 되니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다른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우조연상 경쟁자였던 배우 글렌 클로스의 연기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도 했다.
그는 “우리는 모두가 다른 역할로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고 나는 그냥 운이 좋아 이 자리에 있는 것 같다”며 “미국 사람들이 한국 배우들에게 굉장히 많은 관심과 환대를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윤여정씨는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아시아 여성배우로서는 두 번째로 아카데미 연기상을 수상했다. 첫 번째로 연기상을 받은 아시아 여성배우는 1957년 수상자인 우메키 미요시다.
윤여정씨는 올해 만73세로 역대 여우조연상 수상자 가운데 세 번째로 나이가 많다. 영어가 아닌 대사를 통해 연기상을 받은 배우로서는 여섯 번째로 이름을 올렸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