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롯데렌탈 대표이사가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차량공유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차량공유사업을 키워 소유에서 렌털과 공유로 이동하는 모빌리티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나아가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23일 렌털업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최근 대규모 자금 확보에 나선 이유가 커지는 차량공유사업에 투자를 위한 것이라는 시각이 나온다.
롯데렌탈은 2월 사채 2500억 원을 발행한 데 이어 4월에 채권을 발행해 330억 원을 추가 확보하고 상반기까지 차량공유 자회사 그린카 지분을 일부 매각해 투자여력을 더 키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시장 포화가 예상되는 렌터카시장을 대신해 차량공유사업에서 경쟁력을 키우려 준비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2020년 말 기준 시장 점유율 24.2%로 렌터카업계 1위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1월 SK네트웍스가 아주렌터카를 인수하면서 20%대 점유율로 도전장을 냈고, 올해 3월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딜카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경쟁에 직면했다.
2020년 말 기준 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등록된 렌터카 사업자 숫자만 해도 1100개에 이른다.
렌터카시장은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이 쉽게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진입장벽이 낮아 중소업체의 진출도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경쟁사의 추격에 맞서기보다 롯데렌탈을 모빌리티 플랫폼기업으로 변화시켜 다른 싸움을 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가 공을 들이는 분야는 차량공유시장이다. 롯데렌탈은 자회사 그린카를 통해 차량공유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롯데렌탈은 렌터카시장에서는 1위지만 차량공유시장에서는 2위(약 8%)에 머물러 있다.
국내 차량공유시장은 65%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쏘카가 이끌고 있다.
다만 그린카가 차량과 차고지(주차장)를 더 확보하고 점유율에 나선다면 시장의 주도권을 차지하는 일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차량공유 서비스의 품질을 가르는 차고지 숫자로 봤을때 쏘카의 쏘카존은 4천 곳, 그린카의 그린존은 3200곳이며 차량 숫자는 쏘카는 1만2천 대, 그린카는 9천 대로 충분히 극복이 가능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국내 차량공유시장 전망은 밝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생활용품 등의 단기렌털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차량공유사업은 오히려 성장했다.
현대카드가 2020년 1월부터 10월까지 현대카드 결제정보를 바탕으로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2020년 차량공유서비스 이용건수는 2019년보다 46% 이상, 결제금액은 2019년보다 90% 이상 늘었다.
김 대표는 장기적으로는 롯데렌탈을 차량과 관련한 모든 서비스를 아우르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이를 위해 다른 기업과의 협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4월에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과 자율주행 연구를 위한 연구협약을 맺기도 했다.
김 대표는 당시 협약식에서 “롯데렌탈은 렌터카업계를 선도해 왔으나 시시각각 변하는 모빌리티시장의 선점을 위해 자율주행 기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김 대표의 구상이 성공한다면 기업공개를 준비중인 롯데렌탈 입장에서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롯데렌탈은 2021년 2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연내 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렌터카회사로서 롯데렌탈의 기업가치는 1조5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차량공유 플랫폼 쏘카의 기업가치가 1조1천억 원 수준으로 평가받는 것을 고려했을 때 김 대표가 그린카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롯데렌탈을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면 기업가치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2020년 8월 롯데렌털 대표이사에 올라 그동안 기업공개를 계속 준비해왔다.
당초 생활용품 렌털 플랫폼 묘미와 차량공유 플랫폼 그린카를 양대축으로 삼아 기업의 성장성을 증명하려 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생활용품의 단기렌털서비스를 지속하기 힘들어지면서 현재는 차량공유 플랫폼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김 대표는 2021년 신년사에서 “올해를 가치경제의 원년으로 삼아 고객의 ‘사용’ 과정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 모빌리티,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리더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