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인천 청라시티타워 시공사를 찾기 위해 공사비를 늘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청라시티타워 공사비가 늘어나면 건설사들은 시공권에 큰 관심을 보일 것으로 파악되는데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여부는 공사비 증액폭에 달려 있다는 시선이 많다.
19일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토지주택공사가 중단된 청라시티타워 공사를 다시 정상화하기 위해 조만간 공사비 증액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지주택공사는 지난해 10월 공사비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해 포스코건설과 시공계약이 해지된 이후 청라시티타워 새 시공사를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그동안 공사비를 유지하고 청라시티타워 높이를 낮추는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액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청라지역 주민 반발로 설계변경은 사실상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청라시티타워 공사와 관련해 주민 반응에 민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청라시티타워 사업비로 마련된 4143억 원 가운데 73%가량이 10여 년 전에 청라지역 아파트 분양자들의 분담금으로 마련돼 주민이 반발하는 내용으로 공사를 추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토지주택공사가 최근 청라시티타워 높이를 기존 448m에서 30m가량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청라국제도시 총연합회 비상대책위원회 등 청라지역 주민들로 이뤄진 단체는 랜드마크로서 기능 약화 등을 이유로 설계변경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청라지역을 지역구로 하는 김교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서구갑)도 3월25일 국회에서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들을 만나 “주민 동의없이 설계를 변경하는 것은 주민을 기만하는 행위다”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도 지난해까지 공사비를 증액하려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태도의 변화가 감지된다.
토지주택공사는 22일 초고층빌딩 준공경험과 신용평가 적격기준을 보유한 13개 회사를 대상으로 입찰 사전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입찰 사전설명회는 토지주택공사가 건설사들로부터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이를 공사비 증액 등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13개 건설사에는 시공능력평가 10위권 건설사들이 대부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 건설사들은 전반적으로 청라시티타워 공사에 큰 관심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특히 지난해 시공사에서 물러났던 포스코건설도 입찰 사전설명회에는 참석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초고층빌딩을 짓는 사업인 만큼 참여 제안을 받은 건설사들이 대부분 사전설명회에는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건설사들이 실제로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지 여부는 토지주택공사가 얼마나 큰 폭으로 공사비를 증액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토지주택공사는 사업비 4143억 원 가운데 공사비로 3023억 원을 책정했는데 이는 높이 448m의 초고층빌딩을 짓기에는 현실적이지 않은 금액이라는 시선이 많다.
공사비 3023억 원은 10년 전 사업을 추진할 때 정해진 금액으로 물가상승률 등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입찰 사전설명회에 참석하는 건설사들 사이에서는 공사비가 30% 이상은 증액돼야 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대형건설사의 다른 관계자는 “입찰 사전설명회를 참석하는 건설사는 공사비 증액에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일 것이다”며 “공사비가 4천억 원은 돼야 실제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토지주택공사는 청라시티타워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입찰결과에 따라 증액이 필요하면 관계기간 증액분담 협의 후에 결정할 것이다”며 “높이 설계변경도 목표 건설비 관리를 위해 사업자가 설계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라시티타워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청라국제도시 청라호수공원에 지상 30층, 지하 2층에 448m 높이로 지어진다. 완공되면 세계에서 여섯 번째, 국내에서는 롯데월드타워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건물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