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4-15 15:20:45
확대축소
공유하기
제이씨케미칼과 애경유화가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비율 상향의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비율은 2021년 7월부터 3.5%로 현행 3%보다 높아진다.
15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정부가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비율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발전소와 산업계에서 바이오중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제이씨케미칼(왼쪽)과 애경유화 로고.
정부는 'RFS제도'의 혼합의무비율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18년부터 적용한 3%의 혼합의무비율을 2021년 7월부터 3.5%로 상향하고 2030년까지 단계적으로 5%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RFS(재생가능 연료 기준·Renewable Fuel Standard)제도는 석유정제업자(혼합의무자) 등이 자동차용 경유에 일정비율 이상의 바이오디젤을 혼합하여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것이다.
정부는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섞는 혼합비율을 5%까지 늘려도 영하 18도 이상에서 차량성능에 영향이 없고 혼합의무자의 비용은 증가하나 국민의 환경편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경제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연료(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는 유채씨나 해바라기씨, 대두, 팜유, 폐식용유 등을 물리·화학적 과정을 거쳐 석유와 유사한 액체연료로 만든 것이다.
바이오중유는 품질이 낮은 동식물성 유지를 원료로 주로 사용해 바이오디젤보다 품질이 떨어지지만 발열량이 높아 발전용으로 사용된다.
바이오연료는 화석연료와 비교해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을 적게 배출한다는 장점이 있다.
석유관리원에 따르면 바이오중유를 활용해 발전을 하면 황산화물이 거의 배출되지 않으며 기존의 중유발전에 견줘 질소산화물은 39%, 미세먼지는 28% 저감된다.
또한 바이오중유의 주원료인 해바라기 등 바이오매스는 자라나면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기 때문에 중유와 비교해 온실가스를 98%나 줄일 수 있다. 폐유와 관련된 환경오염은 아예 없다.
글로벌시장 조사업체 아이마크그룹(IMARC Group)은 세계 바이오디젤시장 규모가 2018년 324억 달러(36조 원가량)에서 연평균 5.3% 성장해 2024년에는 442억 달러(49조 원가량)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친환경기조에 발맞춰 발전소에서는 바이오중유 구매를 늘리는 있는데 조선, 해운 등 산업에서 바이오중유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500MW(메가와트) 이상 발전설비를 보유한 발전사업자들은 신재생에너지의무사용제도(RPS)에 따라 의무적으로 총발전량의 일정량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 바이오중유를 발전연료로 쓰면 신재생에너지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한국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는 국내 최초로 제주화력 3호기를 바이오중유로 전환한 뒤 연 30만 톤의 온실가스와 35만 톤의 미세먼지를 감축했다. 한국동서발전도 올해 바이오중유를 구매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배재훈 HMM 대표이사 사장은 2020년 8월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 현대중공업, 한국조선해양, 한국선급과 선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바이오중유 사용 실증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정부가 바이오디젤 혼합의무비율을 높이면서 바이오중유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제이씨케미칼과 애경유화가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제이씨케미칼은 2006년 설립돼 바이오디젤·바이오중유를 생산해 정유사, 발전사 등에 공급하고 있다.
2012년 10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 위치한 오일팜 농장을 인수해 바이오디젤 원료인 팜유를 확보했다. 오일팜 나무의 열매를 가공하면 바이오연료의 주 원료인 팜오일을 얻을 수 있다.
또한 2019년 12월에는 울산신항 지역에 바이오중유 원료를 정제하고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지었다. 이를 통해 바이오중유 생산능력이 기존 25만 킬로리터(㎘)에서 61만6천 킬로리터(㎘)로 크게 늘었다.
제이씨케미칼은 바이오디젤 생산능력이 16만5천 킬로리터(㎘)로 무게로 환산하면 14만5천 톤가량이다. 바이오중유 생산능력은 61만9천 킬로리터(㎘)로 무게는 약 57만5천 톤가량이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비율의 세계평균은 10%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 의무혼합비율을 높이고 있어 제이씨케미칼이 구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애경유화는 2012년 설립돼 무스프탈산(PA)과 가소제(DOP) 등을 주력 제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바이오디젤과 바이오중유 매출 비중은 16% 수준이다.
무수프탈산은 도료(페인트), 바닥재 등 원료로 쓰이며 가소제는 폴리염화비닐(PVC) 등 범용플라스틱 제품의 첨가제로 활용된다.
애경유화는 2018년 바이오디젤 생산능력을 3만 톤 더 늘려 모두 13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바이오중유 생산능력은 17만 톤이다.
전우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유사들이 혼합의무비율을 올리는 것을 반대했지만 정부는 국가차원에서 바이오디젤 확대가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며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따라 바이오디젤사업이 기업가치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