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젠이 코스닥에서 코스피(유가증권시장)로 옮겨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는 코스피로 이전상장요건은 충분히 갖춘 만큼 향후 성장전략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 등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예상된다.
씨젠 관계자는 12일 “기업 규모가 달라지면서 코스닥과 코스피 등 어떤 증권시장에 머무르는 게 장점이 클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리면서 2019년 말에서 2020년 말까지 1년 사이 몸집이 6배 넘게 불었다.
씨젠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조6277억 원으로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에 이어 코스닥시장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천 대표가 씨젠의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적극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씨젠은 인수합병으로 중장기 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인수합병을 추진하기가 한층 수월해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코스피로 이전상장하면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그룹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
보통 투자자들은 코스닥의 위험도가 코스피보다 높다고 보고 코스피에서만 투자할 수 있는 그룹을 만들거나 코스닥에 투자할 때는 일정 비율로 상한선을 두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올해 들어 새 성장동력 찾기에 부쩍 힘을 싣고 있으나 구체적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씨젠 관계자는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인수합병을 검토하고 있으나 어떤 기업을 인수 대상에 올릴지 등 구체적 단계까지는 아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씨젠은 2월 박성우 전 대림산업 최고재무책임자를 인수합병 총괄 부사장으로 영입했으며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의료기관 운영 및 컨설팅업’을 새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씨젠이 코로나19 뒤에도 지금의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인수합병은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천 대표는 씨젠을 글로벌 분자진단 전문기업으로 키운다는 큰 그림을 그려두고 있지만 당장 내세울 만한 제품은 코로나19 진단키트뿐이다. 씨젠은 지난해 매출 1조1252억 원을 거뒀는데 진단키트가 80% 넘는 비중을 차지한다.
특히 씨젠이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대상으로 인수합병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제약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체외진단기기산업에서 디지털 분자진단이 차세대 기술로 부각되고 있는 데다 천 대표 역시 다양한 검사를 하나의 장비로 해결할 수 있는 검사시스템의 플랫폼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천 대표는 3월 열린 씨젠 정기 주주총회에서 “분자진단 영역을 중소병원 및 의원, 더 나아가 가정집의 영역으로 확대하고 동식물 등 비인간 영역까지 진단시약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등 신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기업이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하려면 한국거래소에서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씨젠은 당장 연간기준 매출 1천억 원 이상, 영업이익 50억 원 이상을 내고 있고 주식 수도 100만 주 이상으로 이전상장에 필요한 요건은 갖추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