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이 일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투자금을 회수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이 사장은 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재한 ‘반도체협회 회장단 간담회’가 끝난 뒤 키옥시아 투자금 회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 “키옥시아는 원래 투자한 목적이 있다”며 “투자금을 회수하거나 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반도체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지분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들은 마이크론테크놀로지 등의 키옥시아 지분 거래 성사 여부가 아직 불투명하며 만약 거래가 무산된다면 키옥시아가 2021년 하반기에 기업공개를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장 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키옥시아는 글로벌 낸드플래시메모리시장의 19.5%를 점유한 2위 회사였다. 1위는 점유율 32.9%의 삼성전자, 3위는 14.4%의 웨스턴디지털이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미국 사모펀드 베인캐피털 등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키옥시아(당시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나섰다.
당시 컨소시엄은 키옥시아를 180억 달러(20조 원가량)에 사들였으며 SK하이닉스는 펀드로 2조7천억 원, 보통주로 바꿀 수 있는 전환사채(CB)로 1조3천억 원 등 모두 4조 원을 투자했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지분을 정확히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키옥시아가 상장한 뒤 SK하이닉스가 전환사채를 전환하면 지분 15% 정도가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키옥시아는 지난해 10월에도 기업공개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당시
이석희 사장은 “키옥시아에 투자한 것은 단기적 성과를 노렸다기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새로운 협력과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뜻이었다”며 “올해 기업공개가 연기됐기 때문에 전략적 가치를 두고 보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